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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곁에 굿닥터

진단이 빠를수록 결과가
좋은 치아균열증후군의 치료

치아균열증후군(cracked tooth syndrome)은 치아의 머리 부분에, 혹은 더 깊이 치아의 뿌리까지 금(균열, crack)이발생한 경우로, 일반적으로 씹을 때 ‘시큰한’ 불편감을 증상으로 나타내는 상태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실제 필자의 사례를 통해 치아균열증후군의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치과보철과 이석원 교수

전문진료분야

임플란트보철, 심미보철, 가철성 의치보철

필자는 치아균열증후군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식사 중 돌을 잘못 씹은 이후 왼쪽 위 어금니가 이틀 동안 얼얼하더니 이내 괜찮아졌고, 이후 3~4년 동안 잊고 지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왼쪽 아래 어금니가 불편해져서 검사를 받아보니, 교합면(치아의 씹는 면) 뒤쪽에 앞뒤 방향으로 미세한 균열이 관찰된다는 것이었다. 지난 수년간 신경 써 오던 왼쪽 위 어금니가 아닌, 그에 대합되는 왼쪽 아래 어금니의 치아균열증후군으로 진단되었다. 균열의 양상도 전형적이어서, 교합면으로부터 시작하여 바로 뒤 치아와 인접하고 있는 뒷면으로 연장되어 있었다.

물리적 충격이 주된 원인

치아균열증후군의 주된 원인은 단단한 음식을 강하게 씹은 경우, 사고 등 각종 충격을 받은 경우, 이갈이/이악물기 등 다양한데,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해당 치아에 가해진 물리적 충격이라는 것이다. 물리적 충격 후 즉시~수일~수주일만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수년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심한 충치로 인해 큰 충전물이 치아에 자리하게 되는 치료를 받은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나머지 치아 부분에서 균열이 발견되고 치아균열증후군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균열이 심해지기 전 크라운 수복을 통한 치료가 효과적

왼쪽 아래 어금니의 치아균열증후군 진단 후 2주간 지켜보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필자는 치아삭제 및 임시치아 치료를 받았다. 2주 간격으로 2회에 걸쳐 증상 완화 여부 확인을 위한 진료를 받는 동안, 임시치아로 씹을 때 통증이나 시큰거림 등의 불편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었다. 이후, 통법에 따른 최종 크라운 수복을 통하여 치료를 완료했고, 12년간 별다른 증상이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실제로 강동경희대학교치과병원에 내원한 치아균열증후군 환자들 중 조기에 클리닉을 찾아 치료받은 경우, 필자가 받았던 치료와 동일한 프로토콜로 치료에 성공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경우 통상 크라운으로 완전히 덮을 수 있는 치아의 머리 부분에만 균열이 국한되어 있었고, 벌어지던 균열을 치아의 뿌리까지 퍼지기(propagation) 전에 크라운이 효과적으로 덮음으로써 치료를 완료할 수 있다.

건강한 치아와 임플란트의 비교

씹을 때 시큰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치과를 찾아야

치아균열증후군의 치료 성공 여부는 균열이 크게 퍼지기 전에 발견하고 빠르게 진단하여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에 달려 있다. 처음에는 씹을 때 시큰한 증상이 이따금 느껴지면서 평소에는 별 불편이 없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증상의 빈도가 높아진다. 나중에는 씹을 때마다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로 악화하게 되나, 이 단계에서는 치료를 시작하여도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 단계의 미세한 균열은 육안으로 확인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간과하기 쉬우나, 바로 이 단계에서 클리닉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한번 발생한 균열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붙지 않고 반드시 계속해서 퍼지기 때문에, 씹을 때 불편한 치아균열증후군 증상을 간과하고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충격이 계속되면 궁극적으로 치아가 완전히 반으로 갈라지도록 파절되어 균열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단계에서는 즉시 치아를 뽑아야 한다.

치아균열증후군을 일으키는 단단한 음식들

날씨가 더워지면서 딱딱한 얼음류를 많이 찾게 되는 계절로 접어들면, 치아균열증후군을 소개하는 언론 칼럼이나 기사가 인터넷에 많이 올라오지만, 필자가 만난 치아균열증후군 환자들 중 얼음을 잘못 씹었다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보다는 예상보다 단단한 연골과 오돌뼈, 오래된 견과류, 구운 후 시간이 지난 오징어나 쥐포, 딱딱하게 굳은 가래떡, 조개껍데기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단한 음식을 잘못 씹은 지 얼마 안되었거나, 그러한 음식을 잘못 씹었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증상이 생긴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보존학교실의 임상연구에서는 치아균열증후군 진단 환자의 60%가량이 40대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필자가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은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중장년층에게 치아균열증후군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평소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치아균열증후군을발생시킬 수 있는 단단한 음식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