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못하는 우리 아이, 학습장애일까요?
일타의사의 건강특강②
집중 못하는 우리 아이,
학습장애일까요?
02 한방병원 - 한방신경정신과 정선용 교수
“아이의 학습 능력과 집중력이 걱정되신다면 아이의 성적에만 목표를 두지 마시고 전반적인 심신의 건강에 초점을 맞춰 주세요. 심신이 건강하고 삶의 목표가 분명해지면 아이도 뭐든 열심히 하게 됩니다.”
Q 집중이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어 한방신경정신과에 찾아오는 소아·청소년 환자가 얼마나 되나요?
A 저희 과 환자의 1/3 정도 됩니다. 주된 연령대는 아무래도 놀이에서 공부로 넘어가며 학습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가장 많습니다. 그다음으로 수험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생들도 많습니다.
Q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소아·청소년이 꽤 많은데, 증상이 어느 정도일 때 병원을 찾는 것이 필요할까요?
A 일단 흥미가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특히 장래희망이 없는 아이들은 굳이 공부해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가 하기 싫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집중을 못할 때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Q 학습장애와 ADHD, 그리고 집중력 장애는 각각 어떻게 다른 개념인가요?
A 학술적인 의미의 학습장애는 지능 수준은 정상인데, 읽기가 안된다거나, 읽기는 잘 되는데 쓰기가 안된다거나 읽기와 쓰기는 되는데 사칙연산이 안되는 것 등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학업을 잘 못하는 것을 학습장애라고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것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학술적인 의미의 ADHD는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뇌 기능이 떨어지면서 집중을 못하고, 조용하게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침착하지 못하는 병적인 상태로, 본격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집중력 장애는 그냥 집중을 못하는 상태의 의미로 통용되는데, 이는 흥미가 없을 때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구분을 해야 합니다.
Q 소아·청소년 학습장애는 보통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나요?
A 선천적인 뇌 질환이나 ADHD, 자폐, 학술적인 학업 술기의 특정 발달장애가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흥미가 없어서’입니다.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4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제일 먼저 흥미와 목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흥미 부분은 직업탐방이나 적성검사 등을 통해 찾아야 할 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공부는 하루 이틀만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까지 체력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야 중고등학교에서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정서적인 안정입니다. 우울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불안하면 초조해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중력입니다. 목표의식도 분명하고, 체력도 괜찮고, 마음도 편안한데도 집중을 못할 때 집중력과 관련된 부분을 다뤄줘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건망’으로 다뤄지는 부분입니다.
Q 집중력 부족, 학습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한방신경정신과에 찾아오면 어떤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면담을 통해 일단 흥미가 있는지부터 알아봅니다. 그리고 맥전도검사를 통해 혈기 왕성한 정도를 파악하고, 수양명경경락기능 검사를 통해 긴장 정도를 파악합니다. 혈기 왕성한 정도는 체력과 연결되고, 긴장 정도는 정서적 안정과 연결됩니다. 두 가지 다 문제가 없다면 집중력을 보기 위해 뇌파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혈기가 부족한 경우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보약 계통 약을 사용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합니다. 긴장 문제가 있다면 긴장을 이완시키기 위해 청심(淸心), 중진안신(重鎭安神) 하는 약들을 사용합니다. 또한 스트레칭을 많이 하도록 권장합니다. 마지막으로 집중력 문제가 있을 때는 개규안신(開竅安神) 하는 한약을 사용하면서 명상을 권하는데, 그중 호흡하면서 숫자를 세는 수식관이라는 명상을 권합니다.
Q 보통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치료를 받게 되며,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나요?
A 아무래도 집중력 쪽은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다 보니 치료 기간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문제가 있으면 기간이 길어지고, 선천적인 문제라면 완치라는 개념을 갖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 치료를 하면서 생활 관리와 운동, 명상 등을 병용해 꾸준히 관리하면 3개월 정도 후에는 어느 정도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소아·청소년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운동을 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까지는 본인이 좋아해서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야 합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체력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지속적인 운동은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몸을 정교하게 움직이려면 집중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호흡에 집중하고 생각을 비우는 명상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한방신경정신과 정선용 교수
전문진료분야
틱장애, ADHD, 학습장애, 치매, 경도인지장애, 건망증, 두통,
불안장애(가슴 두근거림, 숨막히는 느낌, 초조),
우울증(의욕·식욕저하), 불면증, 중독(흡연, 음주, 약물, 게임)
주요활동
•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연구부장
• 한방신경정신과학회 보험이사
• 한국명상학회 재무감사위원장
• 대한스트레스학회 회원
• (前) 한방신경정신과학회 기획총무이사
• (前) 명상치유학회 학술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