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침침한 눈, 휴식이 답!

테마특집 | 청년 건강 ③

건조하고 침침한 눈,

휴식이 답!

안과 김태기 교수

전문진료분야

백내장, 각막, 건성안, 전안부, 소아안과, 드림렌즈

하루종일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세대. 뻑뻑하고 침침해진 눈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에게 치명적인 눈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작은 증상을 방치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 건강하던 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아직은 눈 관리에 무관심한 2030 세대가 주의해야 할 증상은 무엇인지 안과 김태기 교수에게 물었다.

Writer. 전하영 Photo. 안용길

Q 스마트폰이나 PC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많은 2030 세대의 대표적인 눈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젊은 세대에게 가장 흔한 눈 질환이라면 안구건조증을 꼽을 수 있습니다. 책이든 컴퓨터든 휴대폰이든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의 깜빡임이 줄어 눈이 건조해지기 때문이죠. 젊은 여성층의 경우 콘택트 렌즈 관련 합병증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렌즈로 인해 각막에 상처가 나거나 감염이 생기거나 건조증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요즘 ‘젊은 노안’, ‘디지털 노안’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노안 증상으로 찾아오는 젊은 환자들이 늘어났나요?

A 젊은 분들 중 책이나 컴퓨터를 볼 때 눈이 침침하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오시는 분들이 확실히 이전보다는 조금 많아졌습니다. 가까운 것을 보려면 수정체가 두꺼워져야 하고, 이를 위해 눈 주변의 모양체 근육이 제대로 작용해야 하는데요. 휴대폰, 태블릿, 컴퓨터 모니터 등을 가까이 오래 쳐다보게 되면 눈 속 근육이 쉽게 피로해져 노안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Q 고령에서 나타나는 노안과 젊은 세대에게 나타나는 노안이 차이가 있을까요?

A 네, 있습니다. 가까운 것이 잘 안 보이는 것이 노안인데요, 수정체 탄력이 떨어지거나 수정체를 움직이는 근육이 피로해지면 노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의 경우 주로 수정체 탄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노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고,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반면, 젊은 분들에게 생기는 노안은 대개 가까운 것을 오래 봐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이 수축하며 피로해져 생기는 증상으로, 눈을 충분히 쉬어 주면 증상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Q 안과 검진은 보통 얼마나 자주 받는 것이 좋은가요?

A 아무래도 50세 이상이면 눈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검진을 받으시는 것이 좋고, 2~30대의 경우 1년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합니다.

Q 젊은 세대는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증상이 있을 때 꼭 안과를 방문해봐야 하는지 말씀해주세요.

A 눈을 충분히 쉬어 줬는데도 시력이 떨어져 있거나, 눈에 통증이 있거나, 눈에 뭔가 떠다니는 것이 보이는 비문증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와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문증은 보통 나이가 들어 생기는 것인데, 간혹 망막에 피가 나거나 찢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방치하게 되면 망막박리와 같은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Q 그렇게 가벼운 증상을 방치하다 상태가 심해져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이 있나요?

A 비문증을 방치하다 망막박리가 돼서 오시는 분들이 꽤 있죠. 망막은 시세포층이 있는 부분, 즉 사물을 보는 부분이라 시력과 직접 관련이 있어요. 다행히 주변부부터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가 되면 시력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가운데 부분까지 오게 되면 치료와 회복이 더딜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도 이전보다는 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20~30대에 흔히 생기는 질환은 아니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고도근시인 분들이죠.

Q 고도근시인 경우 더 눈 질환에 취약한가요?

A 고도근시는 눈이 더 큰 것이기 때문에 눈을 둘러싼 망막신경이 얇은데요, 그만큼 찢어지기 쉬우므로 망막 질환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말씀드렸던 비문증이나 눈앞이 번쩍거리는 광시증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시는 게 좋아요. 고도근시 외에도 아토피가 심한 분들의 경우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 때문에 망막 질환이 생기기 쉬우므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눈을 충분히 쉬어 줬는데도 시력이
떨어져 있거나, 눈에 통증이 있거나,
눈에 뭔가 떠다니는 것이 보이는
비문증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와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문증은 보통 나이가 들어 생기는
것인데, 간혹 망막에 피가 나거나
찢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방치하게 되면 망막박리와 같은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안구 질환에는 무엇이 있나요?

A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다양한 질환 중 젊은 세대가 특히 주의해야 할 각막 질환으로 헤르페스 각막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피곤하면 입에 염증이 나는 것처럼 눈에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인데요. 처음에는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좀 아프고, 눈물이 나고 충혈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이 가벼울 때는 치료로 바로 좋아질 수 있지만 염증이 깊은 경우 각막에 혼탁이 생기기도 합니다. 혼탁을 방치하면 뿌연 창문으로 밖을 보는 것처럼 시력이 많이 떨어질 수 있어요. 아주 심한 경우에는 각막 이식 밖에 방법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 바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를 위한 눈 건강 관리법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일상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틈틈이 눈을 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20분 정도 모니터나 휴대폰을 봤다면 20초 정도는 먼 산을 바라보며 눈 속의 조절근을 쉬게 해줘야 해요.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보는 것보다는 멀리 있는 산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사무실과 같은 좁은 공간이라면 최소 6m 정도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 책상을 바라보는 식으로 눈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나도 디지털 노안일까? 자가체크 Tip!

□ 30cm 정도 거리에서 책이나 휴대폰이 잘 보이지 않는다.
(좀 더 거리를 뒀을 때 더 잘 보인다.)
□ 책이나 휴대폰을 오래 보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
□ 먼 곳을 보다가 가까이 봤을 때 초점을 맺는 시간이 길다.
□ 눈이 침침해 자꾸 비비게 된다.

눈 피로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

눈동자 굴리기
눈동자를 동서남북 방향으로 움직이며 각각 10초씩 바라본다. 이 동작을 2~3회 반복하며 눈 근육을 풀어준다. 또는 먼 지점을 바라보며 눈으로 천천히 숫자 8을 그려주는 것도 좋다.

원근 조절 운동
손가락 하나를 눈으로부터 30cm 앞에 두고 10초간 바라본 뒤 5m 이상 떨어진 먼 곳으로 시선을 옮겨 다시 10초간 본다. 이 동작을 1분간 반복한다.

눈 마사지
눈을 감은 상태에서 따뜻한 손으로 동공 주변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준다. 손가락으로 눈 위를 5초간 지그시 눌러주는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눈 찜질하기
양손을 따뜻해질 때까지 비벼 문지른 후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가볍게 눈을 감싼다. 눈동자에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로 3분 정도 손바닥을 눈에 대고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