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웃음을 끌어내는 소통법

공감닥터 ②

경청하고 교감하는 소통의 의료 ②

편한 웃음을
끌어내는 소통법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진료하려면 그들이 마음을 열고
진료에 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벼운 유머를 건네며 친근함으로 다가간다.

Writer. 전하영 Photo. 안용길 Place. 카페 수요일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

전문진료분야

허약체질, 성장 및 발달장애, 성조숙, 경기, 경련

공감닥터 ②

경청하고 교감하는 소통의 의료 ②

편한 웃음을
끌어내는 소통법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진료하려면 그들이 마음을 열고
진료에 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벼운 유머를 건네며 친근함으로 다가간다.

Writer. 전하영 Photo. 안용길 Place. 카페 수요일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

전문진료분야

허약체질, 성장 및 발달장애, 성조숙, 경기, 경련

토닥토닥, 환자의 마음을 열다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는 0세부터 만 18세 사이의 소아와 청소년 환자들을 진료한다. 주로 허약 체질이거나 성장과 발달에 문제를 겪는 아이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적인 증상을 가진 아이들이다.

장규태 교수는 원래 아이들을 좋아해 한방소아과를 택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긴 세월 아픈 아이들을 진료해 오면서 아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겨났다. 하지만 20년 넘게 사랑으로 아이들을 상대해 온 그에게도 어린 환자들과의 소통과 교감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해요. 아이들 입장에서 병원이 편할 리 없죠. 겁을 먹은 어린 환자들에게 ‘너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다, 너를 위해 온 거다’ 설명하며 먼저 안심을 시켜줍니다. 의료진의 표정이 굳어 있으면 아이가 더 긴장하니까 가끔은 썰렁한 개그도 던지면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노력하죠.”

때로는 보호자인 학부모와 환자인 아이 사이에 트러블이 생겨 소통의 삼각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둥글게, 원만하게 풀어가는 것도 의사의 몫이다. 사춘기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다고 생각해 대답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래서 먼저 공감대 있는 화제를 던지며 아이의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을 여는 데는 웃음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에 그는 늘 유머와 농담을 건네려고 노력한다.

“중학생인 저희 아들 얘기를 꺼내면서 사춘기 환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아들을 보며 환자들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하고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보호자의 마음에 더 공감하게 된 면도 있습니다.”

‘도움’을 주겠다는 ‘진심’

장규태 교수는 환자들이 자신의 진료실에 찾아온 이상 하나라도 더 도움을 받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진료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환자당 진료 시간이 길어져 대기 중인 환자들의 진료가 계속 뒤로 밀리기도 한다. 진료 시간이 길어지면 기다리는 환자들의 마음이 상하고, 빠른 진료를 위해서는 진료 중인 환자의 말을 중간에서 끊어야 하니 난감할 때가 많다.

“제 마음 같아서는 30분에 한 명씩 봤으면 좋겠어요. 그럼 아주 이상적일 것 같습니다. 환자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긴 대기 시간에 지쳐 이미 기분이 좋지 않은 채로 들어오는 환자들도 있어요. 그럼 또 그 마음에 공감하는 말들을 던지면서 분위기를 풀어나가곤 합니다.”

이렇게 진심으로 환자들을 대한 덕인지 가끔 성인이 돼서도 한방 치료가 필요할 때 장규태 교수를 다시 찾아오는 환자들도 있다. 그는 이렇게 자신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줄 수 있는 한의사이고 싶다. 그리고 어린 환자들의 기억에 ‘나에게 도움을 줬던 의사’로 남고 싶다는 바람이다.

장규태 교수는 ‘내가 즐겁고 기뻐야 환자에게도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취미 생활에도 진심인 편이다. 최근에는 오디오와 커피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스스로의 행복을 살뜰히 챙기면서도 한의학계, 후배 한의사들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는다.

“제가 지금 대한한방소아과학회의 학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학회에서뿐만 아니라 의사로서도 이제 더 올라갈 일보다는 내려올 길이 남은 것이겠죠. 천천히 즐겁게 잘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후배들이 좀 더 순탄한 길을 갈 수 있도록, 한방소아과의 영향력이 조금 더 커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