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목 건강, 비법은 없다?

테마특집 | 청년 건강 ①

청년의 목 건강,

비법은 없다?

신경외과 최호용 교수

전문진료분야

척추질환(경추/흉추/요추부 디스크질환 및 협착증 등), 미세침습수술

우리는 대부분 목의 통증을 느끼며 산다. 위로는 머리와 뒤통수, 아래로는 어깨와 날개뼈까지,
심각한 경우엔 손끝이 저리기도 한다. 흔히 ‘거북목’이란 단어로만 알고 있던 목 질환의 진짜 원인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비법을 찾기 위해 신경외과 최호용 교수를 만났다.

Writer. 이지혜 Photo. 안용길

Q 목 건강과 관련된 질병은 보통 정형외과라 생각하기 쉬운데요.
신경외과도 목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전통적으로 뼈의 변형이 위주인 경우 정형외과가 진료를 보고, 신경 압박, 신경 종양이나 신경의 혈관 기형 동반 등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세밀한 진료가 필요할 경우 신경외과가 맡아 해왔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구분 없이 두 과가 함께 진료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Q 목 통증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들이 늘어난 것을 체감하시나요?

A 물론이죠. 체감하기로 과거에는 젊은 환자가 10~20%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젊은 환자들이 많아지고, 특히 주말에 진료 보는 환자 중에는 젊은 분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Q 청년 환자들이 늘어난 데에는 어떤 원인이 있다고 보시나요?

A 아직 아주 적절한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제 생각으론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보급이 활성화되며 환자들이 평상시 좋지 않은 자세를 유지한 탓이 크다고 봅니다. 좋지 않은 자세가 습관이 되어 목에 하중을 많이 가게 하니까요.

Q 잘못된 자세와 습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정상적인 척추는 S자 커브를 띄고 있습니다. 목과 허리는 뒤쪽으로, 등은 앞쪽으로 완만하게 휘어져 있죠. 독서나 공부,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을 오래 하다 보면 대부분 고개를 숙이게 되는데요. 이 자세가 지속될 경우 정상적인 커브가 점점 일자로 변해갑니다. 심할 경우엔 반대로 휘어지죠.

Q 그렇게 생겨난 대표적인 단어가 바로 ‘거북목’인 것 같은데요.

A 거북목은 진단이기보다는 일종의 현상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사실 거북목이라는 단어를 워낙 많은 곳에서 사용하면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의학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아닙니다. 경추의 정상적인 각도가 없어지는 것을 후만 변형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는 수술을 요하는 단계라 거북목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Q 거북목이라고 모두 목 디스크로 볼 순 없다는 것이네요.

A 맞습니다. 디스크는 엑스레이에서 뼈와 뼈 사이의 비어있는 공간으로 보이는데, 이것의 간격이나 인접한 뼈의 퇴행성 변화를 통해 디스크를 간접적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명확한 판정을 위해 MRI 검사 후에 디스크 상태와 신경이 어느 정도 눌리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죠. MRI를 통해 디스크의 간격 및 모양, 뼈의 변형 모양, 퇴행성 변화 등을 전체적으로 검사한 후 디스크를 진단하게 됩니다.

Q 목이 아파 병원을 찾게 된다면 모두 MRI 촬영을 하나요?

A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찾아오시면 엑스레이는 기본으로 찍어봅니다. 이후 증상 조절 목적으로 진통 소염제 계통과 근육 이완제 등을 처방하고 생활 습관이나 자세 교정에 대해 안내해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2주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MRI 등으로 좀 더 정밀한 검진을 하게 됩니다. 사실 청년 환자들 대부분이 심각한 상태까지 가진 않습니다. 간혹 디스크 탈출 소견이 보인다거나 젊은 나이에도 협착이 동반될 경우 수술적 치료의 가능성을 설명해 드리기도 합니다.

Q 앞서 말씀드린 좋지 않은 자세로 인해 목 통증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A 이 자세들이 반복되면 목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나 인대가 긴장하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목은 머리를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연스러운 C자형 커브를 그리고 있어야 하는 목에 인대나 근육의 스트레스가 가해지다 보면, 머리의 하중이 많게는 6배에서 8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연히 통증이 올 수밖에 없죠. 목뒤나 목과 머리가 붙는 부위, 특히 뒤통수 쪽이 아플 가능성이 큽니다. 근육과 뼈가 붙는 부분에 가장 먼저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이죠. 아래로는 견갑 부위, 어깨, 날개뼈의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의 통증이 팔로 내려와 저리는 방사통이 올 수도 있고요.

Q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증상일 때, 병원을 찾는 것이 적절할까요?

A 약 처방과 자세 조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2주에서 3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통증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고통스러우면 오시는 것이 적절합니다.

목이 좋아질 기회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숨겨진 특효약을 찾기보다는
그동안 자신의 잘못된 생활 습관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그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통증을 쉽게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A 당장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근이완제나 진통 소염제 같은 약을 쓰거나 근육을 마사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에 주사 치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되죠.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당장 원인이 되는 통증을 조절할 수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습니다. 근본적 해결은 당연하게도 자세 교정과 생활 습관 교정입니다. 고개를 아래쪽으로 숙여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눈 높이로 올린 채 이용해야 합니다. 눈 높이에서 약간 올라가는 것도 좋습니다. 직장인의 경우 모니터의 위치는 대부분 눈높이 혹은 그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이는 목의 커브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나쁜 자세입니다. 흔히 말하는 거북목을 만들죠. 가장 쉽게 해결할 방법은 모니터를 눈높이 혹은 이보다 더 높게 올린 채 일하는 것입니다.

Q 목 건강을 위한 운동법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A 사실 목의 운동은 딱히 없습니다. 허리의 경우 여러 코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수영이나 자전거, 전문적인 트레이닝 등 도움 되는 운동이 많죠. 하지만 목의 특징이 바로 ‘목 근육만 단련하기 위한 운동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생활 습관과 자세 습관을 바로잡으면 목은 괜찮아집니다. 여기에 목을 자주 스트레칭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만 목 스트레칭이라고 하면 많은 분이 목을 꺾어서 소리를 내거나 큰 범위로 돌리려고 하는데, 이것만 지양해 주세요. 목이 돌아가는 범위 이상으로 돌리는 동작은 목을 감싸고 있는 디스크나 인대 조직에 굉장한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때문에 목 스트레칭은 아주 가볍게, 정상적인 커브를 유지해 줄 수 있을 정도로만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환자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A 진료를 하다 보면, 의사만 알고 있는 목에 좋은 비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마치 안 좋았던 증상이 몇 번의 진료와 치료로 다시 좋았던 때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처럼요. 숨은 명약을 찾듯 좋은 운동이 무엇인지, 특별하게 뭔가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지 여쭤보시는 분이 많아요. 결론적으로 그런 건 없습니다. 목이 좋아질 기회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숨겨진 특효약을 찾기보다는 그동안 자신의 잘못된 생활 습관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그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거북목 예방 습관

1. 모니터 화면은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위쪽으로 배치한다.
2. 스마트폰 사용 시 화면을 눈높이나 눈높이 위쪽으로 향한다.
3.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와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허벅지는 지면과 평행하게 둔다.
4. 장시간 노트북이나 컴퓨터 사용 시 한 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휴식을 취한다.
5. 목과 어깨, 등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매일 꾸준히 한다.

목·어깨 근육 이완 스트레칭

Step1.
머리, 어깨, 등, 엉덩이,
오금, 뒤꿈치가
모두 벽에 닿게 선다.

Step2.
팔꿈치를 90도로
구부려 두 팔을 벽에
붙여준다.

Step3.
두 팔을 벽에 붙인 채
천천히 내리면서
W자를 만든다.

Step4.
동작을 10회씩
3세트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