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페이스메이커처럼 늘 환자 곁에서 건강상태를 살피는 의사

공감닥터

마라톤 페이스메이커처럼

늘 환자 곁에서
건강상태를 살피는 의사

소화기내시경실 앞 대기실에는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많은 환자를 보려면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이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환하고 밝게 웃는 얼굴로 차재명 교수는 취재진을 맞이했다.
웃으면서도 가볍지 않고,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차 교수에게 크론병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글. 전혜정 사진. 김선재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

전문진료분야

대장내시경, 대장암, 대장용종, 변비, 염증성장질환, 위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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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시경실 앞 대기실에는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많은 환자를 보려면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이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환하고 밝게 웃는 얼굴로 차재명 교수는 취재진을 맞이했다.
웃으면서도 가볍지 않고,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차 교수에게 크론병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글. 전혜정 사진. 김선재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

전문진료분야

대장내시경, 대장암, 대장용종, 변비, 염증성장질환, 위내시경

생소한 병명, 크론병

최근 ‘유명인이 크론병에 걸렸다’는 뉴스도 많이 눈에 띄고, 주변에서도 크론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여전히 생소한 병명, 크론병.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차재명 교수는 크론병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크론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병명인데 최근에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크론병도 염증성 장질환의 한 종류인데요. 입부터 항문까지 전 장에 걸쳐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에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이라고 하면 흔히 생각하기 쉬운 장염과 증상이 비슷해 치료가 쉽지 않다고 한다. 장염의 특징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고, 심한 경우 체중이 빠지는 것인데, 크론병도 똑같은 증상을 갖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장 바깥쪽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이 헐거나, 관절이 아프거나 붓고, 아니면 피부나 눈에 이상 병변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는 즉시 병원으로 오셔서 치료 받으셔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차이는 병이 호전되는 기간이다. 대부분의 장염은 길어야 한 달이면 좋아진다. 하지만 크론병은 희귀성난치질환이자 만성질환으로 분류될 정도로 회복이 더디고, 회복되는 기간도 길다.

크론병을 발견하는 방법

대부분의 사람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면 ‘이러다 말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면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혈액검사와 대장내시경, 위내시경 등을 통해 장에 염증 여부를 확인하고 검사를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분변검사를 통해 대변 속에 백혈구가 섞여 있는지를 확인해 종합적으로 크론병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렇게 발견된 크론병은 같은 병명일지라도 사람마다 발생 부위, 중증도가 달라 치료 방법도 환자 맞춤으로 진행된다.

차재명 교수는 “대장에만 염증이 있는 경우도 있고 정말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다 염증이 있는 환자도 있다. 또 염증이 표면에만 있기도 하고, 너무 심해 주변에 구멍이 생기기도 하고 정말 다양하다. 그래서 크론병은 무조건 환자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주로 10대에서 20대 발병률 높아

크론병 진단은 주로 20대 전후에서 많이 받게 된다. 고등학교 때 발병은 했지만 모르고 지나가다 20대에 진단을 받는 경우이거나, 20대 초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발병되어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아주 드물게 소아에게서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의 경우 증상이나 중증도가 성인보다 심한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장내시경이나 MRI 검사 등의 진단이 어려워 초기에 발견이 힘들다.

이에 차 교수는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게 되면 소장에서 영양분을 섭취하게 되는데 크론병이 있는 경우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가 어렵다. 그래서 소아 환자의 경우 아무리 잘 먹어도 영양 결핍 상태가 되고, 이것이 지속되면 성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사회초년생이었던 환자 신 모 씨(여, 24)를 이야기를 이어갔다.

“상당히 중증 크론병 환자였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처음 진단받고, 가장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두 가지 약물을 썼는데도 소용이 없었어요. 증상이 심해져서 대장에 천공이 생겨 배 속에 고름이 잡혔고. 이 고름의 크기가 상당히 컸습니다. 거의 9cm~10cm 정도의 고름 주머니로 인해 통증도 심했고, 체중도 10kg 이상 감소한 데다, 거의 입으로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한 상태로 만났습니다.”

입으로 음식물 섭취가 힘들 정도라니. 가히 상상이 안 될 정도였다. 이렇게 힘든 상태였지만 지금은 치료도 잘 되어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아무 무리가 없다는 신 씨는 차재명 교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바로 수술을 했으면 더 빨리 괜찮아졌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전 수술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 때문에 미뤘어요. 무조건 수술을 강요하지 않으시고 최대한 제 의견을 반영해서 치료를 진행해 주셔서 감사했죠. 마지막에 수술하긴 했지만, 지금은 아주 건강해요. 되려 지금은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이 찌니 되려 선생님께서는 크론병이 좋아진 거라며 기뻐하시더라고요.”

아직 뚜렷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크론병은 아직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소아의 경우 유전적인 요소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정확하게 인과관계가 있는 특정 유전자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가장 신빙성 있는 원인은 환경적 요인이다. 인스턴트, 육류, 튀긴 음식 위주의 식생활이 급증하면서부터 발병율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해결책

크론병을 진단받으면 환자 대부분은 “얼마 동안 약을 먹어야 하나, 언제 완치되느냐”의 질문을 먼저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크론병은 희귀난치성질환이라 완치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만이 크론병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길이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경과만 잘 살핀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크론병이라고 낙담하고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이어 “대장내시경이 번거롭고, 괜한 두려움이 많아 꺼리는 사람이 많은데 반드시 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크론병을 비롯한 다양한 대장에 생길 수 있는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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