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겐성 탈모의 모든 것

테마특집 | 중장년 건강 ③

“풍성한 머리숱을 위해!”

안드로겐성 탈모의 모든 것

피부과 유박린 교수

전문진료분야

탈모, 아토피피부염, 건선

중장년층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오랜 고민, 탈모. 최근 탈모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탈모 환자는 꾸준히 증가했다.
피부과 유박린 교수가 가장 흔한 탈모이자 중장년층에게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안드로겐성 탈모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에 관해 답했다.

Writer. 이지혜 Photo. 홍보팀

Q 탈모의 종류는 어떻게 나뉘나요?

A 탈모는 임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비반흔성 탈모와, 모낭이 소실되어 영구적인 탈모로 진행하여 회복될 수 없는 반흔성 탈모로 나눌 수 있습니다. 회복이 가능한 비반흔성 탈모에는 흔히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를 비롯해 원형 탈모, 곰팡이 감염에 의한 두부 백선, 휴지기 탈모, 발모벽 등이 있습니다. 영구적인 반흔성 탈모는 루푸스에 의한 탈모, 독발성 모낭염, 모공성 편평 태선, 화상 및 외상에 의한 탈모 등이 있죠. 오늘은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 흔히 대머리라고 하는 질환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대머리로 불리는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를 통틀어 안드로겐성 탈모라고 합니다. 탈모증 중에서도 빈도가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20대 이후, 중장년층에게 두드러진 탈모입니다.

Q 안드로겐성 탈모의 증상은 어떤가요?

A 남녀가 조금씩 다릅니다. 남성의 경우 전두부, 즉 앞이마 헤어라인이 M자 모양으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고 정수리 부분의 머리가 빠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진행하게 되면 앞머리선이 다 올라가고 정수리 모발이 다 빠져서, 결국은 우리가 아는 대머리 형태가 됩니다. 여성의 경우엔 앞머리선은 유지되고, 정수리 부분의 모발이 적어지고 가늘어집니다. 흔히 “속이 좀 들여다보인다”는 표현을 하시죠. 여성의 경우 탈모가 진행될수록 정수리가 휑하게 들여다보이게 됩니다.

Q 안드로겐성 탈모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A 원인은 크게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 두 가지입니다. 유전적 인자가 가장 중요한데,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나이가 들면서 안드로겐의 영향으로 천천히 탈모가 진행되게 됩니다. 간혹 “저희 어머니, 아버지는 탈모가 없으신데요” 하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부모의 탈모가 심하지 않지만 자식대에서 심해질 수도 있고, 조부모로부터 유전될 수도 있습니다.

Q 환경적인 인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과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는 안드로겐성 탈모가 적었지만, 최근 증가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옛날에는 항안드로겐 작용을 하는 성분인 콩이나 된장, 두부를 많이 먹었다면 최근엔 기름진 음식을 많이들 드시죠. 또 머리를 꽉 조이는 모자를 쓰거나 머리카락을 당겨 묶는 생활 습관도 탈모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들은 안드로겐성 탈모의 원인은 아니고, 압박성 혹은 견인성 탈모의 원인입니다.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모낭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우리 모발은 자라고 빠지는 것을 반복하는데, 늦여름에 가장 많이 탈락합니다. 흡연도 좋지 않습니다. 흡연이 탈모의 원인이 될 수는 없지만, 미세 혈류 공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Q 탈모로 병원을 찾는다면 어떤 검사가 진행되나요?

A 처음 오시면 긴 시간 상담부터 합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탈모 증상, 모발이 많이 빠지는 공포 등에 대해 최대한 안심시켜 드린 뒤 이후 검사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탈모에는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어떤 종류인지 봐야 합니다. 앞머리나 정수리 모발이 후두부의 모발보다 적은 패턴이 있는지, 증상 패턴이 있는지 확인하고 안드로겐성 탈모 진단을 내립니다. 이후에는 두피의 다른 모낭염이나 지루 피부염 등 동반된 증상을 확인합니다.
또한 탈모 부위에 부러진 모발이나 모공 소실이 있는지, 모공 주변 염증이 있는지도 봅니다. 이런 확인을 하는 이유는 환자분의 모발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다른 탈모 질환을 감별하기 위함입니다. 이 단계를 거치면 대부분의 탈모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 애매하거나 다른 질환이 의심될 때는 조직검사를 시행합니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 질환이나 빈혈, 철분 결핍, 갑상선 질환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간혹 탈모가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시는 분이나,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탈모도 치료한다면 모발이 재생할 수 있고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고민 마시고 빨리 병원을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Q 치료 과정도 궁금합니다.

A 탈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와 유지입니다. 너무 많이 진행되어 건강한 모발이 거의 사라지고 솜털만 남은 경우는 아무리 약물 치료를 해도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남성이나 여성 모두 초기에는 바르는 발모제(국소 미녹시딜)를 도포하도록 권합니다. 대개 3개월 이상 발모제를 바르면 모발의 재성장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탈모가 조금 더 진행한 상태라면 먹는 발모제(남성의 경우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인 피나스테리드, 두타스레리드 등)를 추가로 처방합니다. 3개월 이상 복용하면 대부분 모발이 재성장하며 1~2년 동안 호전되고 그 이후에는 모발의 유지와 예방입니다.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효과가 미흡할 수 있으므로 모발 이식을 추가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Q 모발 이식을 하면 탈모가 치료되나요?

A 모발 이식은 뒤통수에 남아 있는 건강한 모발을 앞머리선이나 정수리 탈모 부위에 심는 것입니다. 흔히 대머리가 심한 분들도 뒤통수에는 머리가 많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죠. 항상 영구적으로 건강이 유지되는 뒤통수의 모발을 앞에 심어 놓으면 이 모발들은 시간이 지나도 빠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식한 모발들은 빠지지 않겠지만, 그 주변에 남아 있는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의 모발을 지키고, 조금 더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 약물 치료를 같이 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Q 간혹 탈모로 고민인 분들이 두피 문신을 하곤 합니다. 도움이 될까요?

A 탈모가 심해서 약물 치료를 하였음에도 완벽히 좋아지지 않고,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정수리 문신은 권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초기인 분들은 충분히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문신부터 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Q 마지막으로 탈모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간혹 탈모가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시는 분이나,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탈모도 치료한다면 모발이 재생할 수 있고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고민 마시고 빨리 병원을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탈모 약에 관한
오해와 편견

탈모 치료를 하다 중단하면 오히려 모발이 더 빠지나요?

탈모 치료를 하면 모발을 생성하는 공장인 모낭이 건강해져 모발이 굵고 길어지며 재성장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치료 전으로 돌아가 다시 탈모가 천천히 진행됩니다. 즉 탈모 치료를 중단하면 탈모가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중단한다고 해서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바르는 발모제는 안전한가요?

바르는 발모제는 무척 안전해 남녀모두 부작용 위험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피가 예민한 경우 가렵거나 각질이 일어날 수는 있습니다.

남성이 먹는 발모제(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같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를 복용할 경우 성기능이 떨어지나요?

남성들이 복용하는 발모제(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같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는 모낭에서의 안드로겐(DHT)만 억제하는 것이고 혈중 안드로겐(DHT)을 억제하는 효과는 매우 미비하기 때문에 성기능 저하가 흔하지 않습니다. 다만, 50대 이상 연령에서 2~3%정도 성기능 저하가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복용 초반에 주로 발생하고 몇 달 지나면 적응하면서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