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최대의 적, 대장암
테마특집 | 중장년 건강 ①
중장년 최대의 적, 대장암
“걱정보단 관리부터”
소화기외과 박윤영 교수
전문진료분야
대장암, 직장암, 항문질환, 직장탈출증, 로봇수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대장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6만2,030명으로,
14만4,427명이던 2015년에 비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폐암과 갑상선암에 이어
대장암이 세 번째를 차지했다. 발병률이 높지만, 초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은 침묵의 암.
대장암에 관해 소화기외과 박윤영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Writer. 이지혜 Photo. 안용길
Q 대장에 생기는 대장암과 우리가 흔히 들어본 직장암은 무엇이 다른가요? 대장암의 종류가 있나요?
A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되는데,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를 통칭해 대장암이라고 부릅니다.
Q 대장암은 3대 암에 들어갈 만큼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인가요?
A 2000년대 들어 대장암 환자 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2012년,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률이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한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장암 발생률은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여전히 발생 추세는 비슷하지만, 더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Q 발병 시기와 관련해 30대까지는 전체 환자의 1%도 채 안 되지만, 중장년층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중장년층부터 노년층까지 고루 발생합니다. 체감상 50대는 환자의 15~20% 정도, 60대는 20%, 70대는 30%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대장암 환자분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Q 그렇다면 대장암은 주로 어떤 이유로 발생하나요?
A 암이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발암물질에 노출되며 유전자가 변형되는 질병입니다. 대장암 역시 오랜 시간 발암물질을 섭취하는 것이 주된 요인입니다. 잘 알려진 발암 요인으로는 붉은 육류를 직화해서 먹거나 소시지 같은 육가공품을 주로 섭취하는 것이죠. 고기는 채소에 비해 소화가 잘 안돼서 소화기관에 오래 머뭅니다. 소화된 음식이 빨리 배출돼야 하는데, 고기는 비교적 대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서 대사산물이 대장 점막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이는 곧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죠. 술도 대장 점막 세포를 손상시킵니다. 만병의 근원인 흡연은 모든 암의 발병 요인으로 지목되므로, 흡연 자체로 유전자의 변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축적되며 어느 순간 암으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비만과 활동량 감소도 대장암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비만은 대장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질병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또한 활동량이 감소하면 변비가 생기기 쉬운데, 이렇게 유발된 변비는 대변 속 발암물질의 체내 체류 시간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발암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비와 대장암 간의 명확한 인과 관계가 규명된 것이 아니므로 변비가 있다고 해서 대장암 발생을 지나치게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Q 내시경이 대장암 발견에서 무척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A 물론입니다. 보통 40세에서 50세가 되면 대장 내시경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가족 중 55세 이전에 대장암이 발견된 환자가 있는 경우, 그리고 발생 연령과 상관없이 두 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40세부터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을 권합니다. 또한 55세 이후 발병한 대장암 환자가 있는 가족은 50세 이상부터 대장 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력이 없더라도 50세 이상부터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도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꾸준히 대장 내시경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장암은 초기 발견이 힘든 만큼, 내시경을 통해 꾸준히 추적 관찰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대장암의 씨앗이 되는 폴립을 초기에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을 방지하는 기능도 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과정입니다.
가족 중 55세 이전에
대장암이 발견된 환자가 있는 경우,
그리고 발생 연령과 상관없이
두 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40세부터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을 권합니다.
또한 55세 이후 발병한 대장암 환자가 있는
가족은 50세 이상부터 대장 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침묵의 암이라 불리는 대장암의 증상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진행됐을 때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체중이 감소하거나 식욕이 저하합니다. 대장의 생김새로 인해 오른쪽과 왼쪽에 생기는 대장암의 증상이 조금은 다릅니다. 구경이 상대적으로 넓은 오른쪽 대장은 왼쪽 대장보다 구경이 상대적으로 넓습니다. 오른쪽 대장의 경우, 암이 대장을 막는 사례는 별로 없고 암 덩어리가 커지며 피가 나서 빈혈이 올 수 있습니다. 반면, 왼쪽 대장의 경우 구경이 좁아 대변 습관이 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고 변비가 생기거나 혈변 혹은 변을 보고 난 뒤에도 개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대장암 발견 후 치료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A 우선 직장과 결장 중 어디에 암이 생겼는지, 그리고 진행 상황에 따라 치료 방식이 조금 달라집니다. 암이 확인되면 전이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배나 가슴 CT 촬영을 합니다. 가장 많이 전이되는 장기가 간과 폐인 만큼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것이죠. 직장암의 경우에는 반드시 골반 MRI 촬영도 합니다.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 선행 치료를 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고 결장암은 수술을 먼저 하지만, 최근에는 3기 환자의 경우에도 수술 전 항암 치료를 먼저 해 미세 전이암을 조금 치료한 뒤 수술하기도 합니다.
Q 대장암 치료 후 생존율은 얼마나 되나요?
A 대장암은 약 75%의 5년 생존율을 기록합니다. 암 중에서 아주 높은 편이지요. 분기별로 따지자면 1기는 5년 생존율이 90% 이상, 2기는 약 80%, 3기는 약 70% 그리고 4기는 치료를 얼마나 잘 끌고 가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20~40%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OECD 국가의 대장암 생존율이 65%인 것과 비교한다면, 국내 대장암의 완치율은 무척 높은 편입니다.
Q 대장암으로 고민 중인 환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우선 너무 걱정만 하시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어서 걱정되신다면 병원을 오셔서 상담 받은 뒤 내시경 검사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장암을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와 수술로 충분히 완치할 수 있으니 너무 염려 마시고 진료실을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박윤영 교수가 말하는
“대장암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식이섬유를 섭취하세요
식이섬유의 충분한 섭취는 대장암 발병률을 40~50%까지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대장의 내용물을 빠르게 배출해 줄 뿐만 아니라 장내 유익한 미생물에도 풍부한 영양을 주는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세요.
붉은색 고기나 가공육을 적게 드세요
돼지고기, 소고기 같은 적색육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대장암을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통제된 범위 안에서 소량 섭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금주와 금연은 필수!
술과 담배는 만병의 원인이 됩니다.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과음은 대장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암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주와 금연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기적으로 검진 받아요
무증상의 일반인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분변잠혈검사를 50세부터 매년 시행해 양성인 경우 반드시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합니다. 가족력이 있는 대장암 발생 고위험군인 경우 그보다 10년 앞서 검사 받으시기 바랍니다. 가족성 용종증 등의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 이른 나이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