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건강한 한가위 보내기]
명절 후 스트레스, 혹시 화병일까요?

일타의사의 건강특강②

온 가족 건강한 한가위 보내기

명절 후 스트레스,
혹시
화병일까요?

02 한방병원 -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화병은 치료가 필요한 장애입니다.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오랜 기간 그대로 간직하는 것은 이차적으로 여러 신체질환과 정신장애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화병은 침이나 한약으로 비교적 잘 조절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 상담을 통해 문제를 객관화하고 명상 등을 익힘으로써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되면 화병도 치료될 수 있습니다.”

Q ‘화병(火病)’이란 어떤 질병을 말하는지, 그 개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화병은 억울하고 분함을 참으면서 살다가, 분노가 감정이나 행동으로 폭발하고, 가슴 답답함, 치밀어 오름, 얼굴의 열감 등의 신체 증상을 함께 가지는 장애를 말합니다. 한국인들의 참고 사는 문화, 폭발하는 기질과 연관해 한국의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화병이 한국 사회에서 많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분노라는 보편적인 정서 문제이기에 한국인만의 병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이를 국제적으로는 분노증후군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Q 화병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화병 클리닉을 찾아오나요?

A   원인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입니다. 물론 그런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가 선행됩니다. 이전에는 분노를 많이 참았기 때문에, 오랜 기간이 지나 신체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참는 시간이 짧아지고 이전보다 분노 감정의 폭발과 분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새로운 화병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Q 실제로 명절 연휴 전후 화병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이 있나요?

A   예전에는 심지어 명절 전후로 입원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최근 이런 경향은 현저히 줄었습니다. 명절에 며느리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이전보다는 줄었다는 얘기겠지요. 물론 여전히 명절로 인한 화병은 존재합니다.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들고, 심한 경우 손의 마비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가족과의 갈등이 심해집니다. 오래되면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과 우울감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Q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화병을 의심해 볼 수 있고, 어느 정도 수준일 때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분노와 짜증,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화병의 대표적인 정신 증상입니다. 그리고 가슴의 답답함과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과 열감, 두통, 불면증이 가장 흔한 신체 증상입니다. 억울하고 분한 감정으로 힘이 들고, 위의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가 반복되거나, 혹은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거나 없는데도 증상이 반복된다면 화병으로 발전했다고 보면 됩니다.
화병을 방치하면 분노의 감정조차 드러나지 않고 무기력에 빠지는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병은 신체적으로는 심장의 문제를 동반하고 고혈압과도 연관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방문하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A   침과 한약이 우선 활용됩니다. 침은 답답한 증상을 조절하는데 탁월하며, 한약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열과 분노를 조절하고, 소화장애, 답답함, 두통, 무력감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명상이나 기공 등의 훈련이나 한의학 상담도 활용됩니다. 한의학 상담은 환자가 질병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도와줍니다.

Q 스트레스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화병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면, 감정을 그대로 분출하는 것이 해답일까요?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스스로 화를 다스릴 방법이 있을까요?

A   화를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입니다. 다만 다스리는 것이 무조건 참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분노를 표현할 때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분노하고 있음에 대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화병 예방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수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첫째, 명상을 익힙니다.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현재에 머무는 연습입니다. 둘째, 화가 나는 상황으로부터 잠시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설정해 둬야 합니다. 셋째, 회복할 수 있는 시간, 장소, 인물, 행위 등을 만들어 봅니다. 넷째, 그날의 문제는 그날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분노를 가지고 잠들지 않도록 합니다.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전문진료분야
화병, 불안장애, 우울증, 불면증, 치매, 건망증, 두통, 스트레스성 장애, PTSD, 교통사고후유증

주요활동
2020~현재  국책과제 한의학혁신기술개발사업 / 한의학정신건강센터 센터장
2022~현재  (사)한국명상학회 이사장
2015~2017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회장

1999~현재  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

저서
2022  자생력 증진을 위한 마음챙김과 기공 훈련
2020  한국의 명상을 말한다
2017  마흔 넘어 걷기 여행
2016  한의학상담
2013  스트레스 과학, 화병 100문 100답2011 기와 함께하는 15분 명상
2007   화병으로부터의 해방
2006  증례로 본 정신한의학, 마음을 치유하는 한의학 정신요법
2000  마음의 병 한방으로 다스린다
1997  홧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