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치료 관리 계획으로 긴 호흡이 필요한 암 치료

당신 곁에 굿닥터

장기적인 치료 관리 계획으로

긴 호흡이 필요한 암 치료

얼마전 이어령 선생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며 우리 곁을 떠났다. 암 진단을 받았으나, 항암치료를 마다하고 89년의 생을 마감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고 기록하며 생각의 씨앗들을 우리에게 뿌리고 떠났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죽음을 마주 바라보며 기록한 몇 안되는 이들 중 한 사람일 것이다.

사상체질과 이수경 교수

전문진료분야
고형암과 혈액암의 수술 후 암 재발 억제관리 및 치료, 진해암의 관리 및 치료

당신 곁에 굿닥터

장기적인 치료 관리 계획으로

긴 호흡이 필요한 암 치료

얼마전 이어령 선생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며 우리 곁을 떠났다. 암 진단을 받았으나, 항암치료를 마다하고 89년의 생을 마감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고 기록하며 생각의 씨앗들을 우리에게 뿌리고 떠났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죽음을 마주 바라보며 기록한 몇 안되는 이들 중 한 사람일 것이다.

사상체질과 이수경 교수

전문진료분야
고형암과 혈액암의 수술 후 암 재발 억제관리 및 치료, 진해암의 관리 및 치료

암 수술 후 재발한 암환자

이어령 선생의 기사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환자 한 분이 있다. 올해 85세로 지난해 초에 암을 진단받고 수술했으나, 두 달 만에 복강에 재발했고 항암치료를 거부해 따님이 모시고 온 이였다. 처음 진료에서도 “살만큼 살았으니 이만하면 됐다”며 아무 치료도 안 하겠다는 입장이 강경한 분이었다. 따님이 우겨서 마지못해 한 달만 치료하겠다며 미리 엄포를 놓은 후 치료를 시작했다.

한약과 침구 치료로 소실된 암

수시로 배가 아파 뭘 먹기가 부담스럽던 분이 치료 시작 후 배 아프다고 하는 횟수가 줄고, 식사량이 조금씩 늘어 치료 4개월 후에는 체중이 5kg가 증가했다. 다행히 치료 시작 4개월후 검사한 CT에서 이전에 재발했던 암이 소실되어 복부 CT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쉽지 않은 결과인데, 한약 치료와 침구 치료만으로 재발한 암이 소실된 것이었다. 이후 두 번째 추적 조사한 CT 검사에서도 복강 내 암은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 할아버님은 복통이 없어지고 체중이 6kg이나 증가했고, 날이 따뜻하면 자전거를 타고 혼자 병원을 오셨다.

소실되어도 일정기간 치료를 유지해야

두 번의 복부 CT 검사에서 암이 보이지 않자 “암이 다 없어졌는데 뭘 치료하느냐”며 치료를 거부하셨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병’ 아닌 ‘병’이 다시 재발하신 것. 몇 번의 설명과 설득에도 불구하고 할아버님은 결국 치료를 중단하셨다. 그 와중에 부인이 아프게 되면서 본인이 치료를 이어 가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하셨다.

임상의로서는 어떻게든 환자를 설득해서 당분간은 치료를 지속하도록 해야만 한다. 재발된 암은 간단한 병도 아니고 가볍게 넘겨 버릴 수 없기 때문에, 암이 소실되어도 일정기간은 치료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일상 생활로 돌아 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몇 번의 설득 후에도 완강한 할아버님을 보면서, 그 또한 할아버님의 결정이라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인간이 거역할 수 없는 생노병사(生老病死)를 스스로 마주하고 바라보는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해야 할까?

수술 두 달 후 PET-CT 영상에서 암의 재발이 확인되었으나, 치료 시작 4개월과 7개월 후 추적 검사한 CT에서는 이전 영상의 암이 소실되어 확인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

우리의 삶은 살아가는 매 순간의 점이 이어진 선과 같다. 우리가 병을 진단받을 때에는 어느 순간에 갑자기 ‘병’이라는 큰 벽에 마주하게 되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 ‘병’이 진단되기까지 수많은 내 몸의 변화들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혈액암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중요 유전자 변이 시점을 추적한 결과, 짧게는 12년, 길게는 54년 전에 유전자 변이가 시작되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즉, 암 발생의 인자로 알려진 주요 유전자 변이가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년 전부터 시작되었음이 보고되어 의학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암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는 암이 많이 커진 다음에 전이가 일어난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아주 초기 암에서도 암세포들은 암 발생 부위가 아닌 내 몸의 다른 곳에서 일찍이 자리를 잡고 있음이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러므로 암 치료에서는 당장 눈 앞의 임상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치료 관리 계획으로 큰 시야를 가지고 긴 호흡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암에서 회복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