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일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감사함

공감닥터

생명을 살리는 일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감사함

소화기외과 이승환 교수

꼼꼼하고 섬세함으로 환자를 살피는 이승환 교수를 만나러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은 오후. 이 교수는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피곤한 모습은 커녕 오히려 취재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어떤 질문이든 대충 대답하지 않는 모습에서 환자를 대할 때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수술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환자가 퇴원할 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는 체크하고 사전에 대처한다는 주변인들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면서 주치의가 이승환 교수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승환 교수가 말하는 복강경 간암 수술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전혜정 사진. 박찬혁

소화기외과 이승환 교수

전문진료분야
간담췌 질환, 간이식, 신장이식,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

생명을 살리는 일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감사함

소화기외과 이승환 교수

꼼꼼하고 섬세함으로 환자를 살피는 이승환 교수를 만나러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은 오후. 이 교수는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피곤한 모습은 커녕 오히려 취재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어떤 질문이든 대충 대답하지 않는 모습에서 환자를 대할 때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수술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환자가 퇴원할 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는 체크하고 사전에 대처한다는 주변인들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면서 주치의가 이승환 교수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승환 교수가 말하는 복강경 간암 수술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전혜정 사진. 박찬혁

소화기외과 이승환 교수

전문진료분야
간담췌 질환, 간이식, 신장이식,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

침묵의 장기, 간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에서 발생된 간암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다. 췌장암이나 담낭암 같은 경우에도 증상을 유발하기 전까지는 환자는 증상을 자각할 수 없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서 조기에 발견을 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음하면 간암이 발생하기 쉽다는 속설에 대해 이승환 교수는 기존 간경변증이나 만성 간염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생기지만 음주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술을 많이 먹고 일시적으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오랜 기간동안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지면 간경화로 발전을 하게 됩니다. 간경화에서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암의 경우 환자의 간 기능 상태에 따라 경과가 다를 수 있다. 간암의 크기가 큰 경우, 간암이 혈관으로 자라 들어간 경우, 암세포가 여러 개 있는 경우, 간 밖으로 퍼진 경우 그리고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는 예후가 아주 좋지 않다.

개복 수술보다 복강경 수술

간은 혈관이 많고, 구조도 복잡해 출혈 위험이 상당히 높아 까다로운 수술로 손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간암 수술은 시야 확보가 좋은 개복수술이 주로 시행되어 왔으나 최근 복강경 수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이승환 교수는 복강경 간암 수술로 유명하다.

“본격적으로 복강경 간절제술을 시작한지는 10년 내외로 짧은 편이긴 하지만 현재 대부분 간에 있는 종양은 복강경으로 수술이 가능해요. 뿐만 아니라 복강경 간 수술은 복부에 직경 1cm 구멍 3~5개를 뚫고 그 안으로 복강경 기구를 넣어 간 절제한 뒤 빼내는 수술법으로 미세침습 방식이어서 상처, 통증, 출혈이 최소화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개복 수술 환자보다 회복이 빨라 입원 기간도 짧고, 합병증도 낮은 편이라고 한다. 수술로 인한 스트레스도 적고, 수술 후 면역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돼 스트레스 반응도 적다. 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 복강경 수술의 안정성과 우수성이 입증됐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간이식 수술 외 신장 이식 모델로 더 나은 치료법 고민

이승환 교수는 복강경 간암수술만 잘하는 명의가 아니라 신장 이식 수술도 권위자다. 최근 더 나은 치료법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동물인 마우스로 신장이식 모델을 만들고 있다.

“장기 이식을 할때 불가피하게 혈류가 차단되는 허혈시간이 생기게 되고 면역반응이 일어납니다.
이럴 때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여 거부반응을 억제하고 허혈에 의해 생기는 장기 손상을 최소화 하기 위한 여러 약물의 효과에 대해 동물 모델을 만들어서 실증해 보이는 것이지요.”

문제는 마우스의 크기가 워낙 작고, 게다가 아직까지 성공률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마우스의 몸무게는 20g내외, 신장의 크기는 완두콩의 3분의 1정도가. 16배의 현미경을 보면서 8um 굵기의 혈관을 이어 붙이니 성공률과 생산성을 높이는게 쉽지 않다.

“혈관벽이 매우 얇아 피가 빠져나가면 혈관 벽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투명해요. 최근에 한 두 마리를 성공적으로 만들었고 현재 조금씩 성공횟수가 늘고 있지만 10마리 중 7~8마리가 살아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섬세한 수술과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스트레스도 심하지만 보람이 훨씬 커 멈출 수가 없다고 밝혔다.

생명을 살리는 외과 의사의 매력

어느 외과의 수술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간담췌외과의 수술 역시 결코 쉬운 수술이 아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든다. 게다가 환자의 연령대도 다른 곳과 달리 높은 편이어서 환자의 회복 속도도 느린 편이다. 이렇게만 보면 외과는 정말 힘든 곳이라 회피하고 싶어지지만 이승환 교수는 이런 외과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생존율이 높지 않은 수술이라 힘든 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환자의 생사를 다루는 외과 의사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간담체수술, 이식 수술이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고 재미 있었어요. 그래서 되게 고민을 좀 많이 했는데 이왕 하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거 한번 해 보자 하는 마음에 선택을 하게 됐고 잘 한 거 같아요”

건강검진할 때 복부 초음파는 꼭!

이승환 교수를 찾아왔다는 것은 사실 가벼운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는 아닐 것. 이승환 교수는 환자들에게 항상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몸이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상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놓쳤다가 큰 병이 되어오시는 거죠. 항상 자기 몸 건강에 신경 쓰시면서 무리되지 않는 식사와 음주 등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매년 건강검진을 꼭 받으세요. 검진할 때 복부 초음파도 하는 게 좋겠습니다!”

19p q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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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78살에 간암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한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021년 초, 78세에 찾아온 간암 때문에 생을 포기하려고도 했던 이치용 님은 평소보다 좀 피곤한 듯 해 자주 다니던 동네병원을 찾아가 혈액검사랑 초음파검사를 받은 후 암이 발견돼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았다. 간암은 진행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듣고 절망에 빠진 그를 위로 한 건 이승환 교수였다.
“이 나이에 무슨 수술이냐고 버티는 저에게 이 교수님은 ‘이 정도 암이면 충분히 살 수 있다’며 격려해 주셨어요. ‘걱정할 거 없다’, ‘괜찮다’고 해주시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믿음이 갔어요.”
문제는 암이 수술하기 까다로운 위치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치용 님의 간암 위치는 시야에서 벗어나 수술하기 까다로운 공간에 위치해 있었지만 다행히 한 부위에만 있어 전이 가능성이 없었다.
복강경으로 진행된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10일 만에 되원해 예전의 건강한 생활을 되찾았다. 30~35%나 잘라낸 간도 원래의 모양대로 돌아왔다. 다만 그가 아쉬워하는 것은 의사의 ‘금주 지시’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렇게 힘든 수술을 해서 살려주셨는 데 술을 어떻게 마셔요. 그건 생명의 은인인 교수님을 배신하는 거지요.”
이치용 씨는 가족에게도 고맙다는 얘기를 전한다. “내가 경상도 사람이라 표현을 못해요. 그동안 고생시킨 집사람과 늘 한결같은 아들, 딸처럼 생각하는 며느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들과 행복하게 살아야지요. 저는 복이 많은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