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잘하는 병원 [ 혈우병 ]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유전 질환,혈우병
혈액응고인자 보충으로 지속 관리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유전병 중 하나로 혈액응고인자 결핍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액응고인자가 없어 출혈이 멈추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며, 지혈이 잘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
전문진료분야
소아혈액질환(빈혈, 혈소판감소증), 소아암,
소아백혈병, 혈우병
문의 02.440.7173~4
● 대부분 유전이지만 돌연변이로도 발생할 수 있는 혈우병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결핍으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중증 출혈성 질환이다. 혈우병A는 8번 응고인자 결핍증, 혈우병B는 9번 응고인자 결핍증으로 X염색체 연관 질환이다. 그 외에도 11번 응고인자 결핍증인 혈우병C, 폰빌레브란트인자 결핍증인 폰빌레브란트병(가성 혈우병) 등 다양한 응고인자 결핍증이 존재한다. 이 질환들은 X염색체 연관이 아닌 상염색체와 관련된 다양한 양식으로 유전된다. 혈우병A의 발생빈도는 생존 남아 5,000명에서 10,000명당 1명으로 발생하고, 혈우병B는 이것의 약 1/5 정도로 보고된다. 국내에서 2017년 12월 기준 혈우병A 환자는 1,687명, 혈우병B 환자는 417명이 등록되어 있다.
혈우병은 흔히 성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30%의 환자는 가족력 없이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두 질환 모두 X염색체 연관 열성 유전 질환이므로, 혈우병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딸은 모두 보인자가 되며 보인자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들의 50%는 혈우병 환자, 딸의 50%는 보인자가 된다. 보인자인 어머니를 통해 질환이 전달되므로 세대를 건너뛰어 나타나며 형제나 사촌 간에 같은 질환이 발견될 수 있다.
● 과도한 출혈이 있거나 멍이 자주 들면 혈우병 의심
혈우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병력 청취가 가장 중요하다. 유아기 때 자주 멍이 드는 경우, 자연적 출혈(특히 관절 및 연부조직에서)이 있는 경우, 외상이나 수술 후 과도한 출혈이 있는 경우 혈우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경증 혈우병 환자는 특별한 외상이나 수술을 경험하지 않는 한 심한 출혈이 없을 수도 있어 수술 전 검사 등을 통해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 혈액응고인자 활성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활성도에 따라 중증(<1%), 중등증(1-5%), 경증(>5%)으로 나뉜다. 혈우병에서 출혈의 정도와 빈도는 이 활성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중증 혈우병 환자는 가벼운 출혈뿐 아니라, 근육이나 관절 내의 자발적 출혈과 생명을 위협할만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중등증 혈우병 환자는 자발적 출혈이 자주 발생하지 않지만, 외상 이후 출혈이 종종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증 혈우병 환자는 수술이나 큰 외상 이후에만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근골격계 출혈은 혈우병 환자에서 가장 주된 출혈 양상이다. 이러한 출혈로 관절병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반복적인 관절 출혈은 장기적으로 만성적 통증과 관절 기능 악화를 동반한 비후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혈우병 환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 관절 보존술, 관절염 정도가 약한 환자에게 시행
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절 보존술은 인공 고관절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대폭 감소 추세지만 많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또한 고관절의 비구부 또는 대퇴골의 절골술을 함께 시행한다. 절골술은 관절의 병변이 심하지 않거나 인공 관절을 시행하기에는 관절염의 정도가 약한 환자에게 적용된다. 또한 절골술 자체로 질병이 치료되는 경우도 있고, 인공 관절을 주저하는 환자에게 인공 관절의 시행 시기를 연기할 수 있는 중간 단계로 시행되기도 한다.
● 주 2~3회 정맥주사 치료의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
일반적으로 혈우병은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보충해주는 치료를 한다. 현재 Ⅷ인자와 Ⅸ인자 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며, 치료의 합병증인 항체가 생긴 경우에는 우회인자를 투여한다. 우리나라는 응고인자 공급이 안정적이고, 보험 인정 기준이 향상되어 최근 혈우병 환자들의 삶의 질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또한 평균 수명도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혈액응고인자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2~3회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에 제한점도 있다. 그동안 이를 극복할 다양한 노력이 지속되었고, 최근 다양한 신약들이 출시 또는 출시 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피하주사 제제, 4주 간격 투여 제제 및 유전자 치료제 등이 본원에서도 활발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혈우병 환자인데 수술을 받을 수 있나요?
부족한 혈액응고인자 제제를 투여하면서 수술을 하는 방법이 있다. 수술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혈액응고인자 제제의 용량이나 투여 용법 조절이 필요하다. 경증 환자는 수술 전 검사에서 혈우병이 진단되기도 한다. 수술 전 혈액응고인자의 결핍 상태나 개인 간 약제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수술 후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혈우병이 나이가 들어 생길 수도 있나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혈우병은 선천 혈우병이다. 선천 혈우병은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생기지는 않고, 단지 질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진단이 늦게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드물지만 후천성 혈우병도 있다.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성되어 혈액응고인자를 방해하게 되고, 그로 인해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인 선천 혈우병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령에 과거력, 가족력 없이 급성 출혈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혈우병은 완치가 되나요?
유전자 결함에 의한 혈액응고인자 결핍증이므로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하는 것은 출혈을 예방하고 지혈시키는 것이지 근본적인 완치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결함된 유전자를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완치를 위한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 후천성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자가항체로 인해 결핍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면역억제요법 등으로 자가항체에 대한 치료를 하면 완치의 가능성도 있다.
여성 혈우병도 있나요?
혈우병은 X염색체 관련 열성 유전이므로 환자들은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은 보인자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 특별한 기전으로 여성에서도 혈우병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혈우병의 가족력이 있으면서 출혈 경향을 보이는 여성에서 의심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