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뉴스를 보다보면 ‘홧김’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기사가 많다.
하지만 정작 범죄의 피해자가 자신을 화나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피해자에게 화풀이 한 경우가 많다.
화병은 분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쌓아놨다가,
그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의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기는 질환이다.
화병 자가진단
신체 증상: 가슴 답답함, 열감, 치밀어오름,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걸린 느낌 중 3가지 이상에 해당심리 증상: 억울하고 분한 감정, 마음의 응어리나 한 중에서 1가지 이상 해당 원인이 되는 뚜렷한 스트레스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뻗치는 분노
한국 고유의 증후군
화병은 흔히 말하는 기가 막힌 일이 쌓여서 생긴다. 한의학적으로는 간기울결(肝氣鬱結)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답답함이다. 이러한 간기울결 상태가 지속되면 울구화화(鬱久化火)라고 하여 열이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된 열이 상열감을 일으켜서, 가슴이나 얼굴쪽의 열감을 일으킨다. 화(火)의 특성을 염상(炎上)이라고 하는데, 불타오르는 것으로, 위로치솟는다는 뜻이다. 또한 열기 외에 무언가가 몸의 밑에서부터 위로 치밀어 오르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의 원인이되는 뚜렷한 스트레스 사건이 있고, 본인이나 주위에서도 그럴만한 상황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를 화병이라 할 수 있다. 화병은 개념자체가 한의학적인 ‘화’의 개념에서 출발한 한국 고유의 증후군이다.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누적된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스트레스 원인 제거가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화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병이라는 생각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분들이 많다. 또한 워낙 오랫동안 쌓인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치료가 어렵다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화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 질환이나 암 같은 질환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본인이나 주위에서도 그럴만 한 상황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를 화병이라 할 수 있다. 즉, 억울하고 분한 상황에서 그 분노를 풀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놨다가, 더 이상 제어가 안 되어 폭발하여 생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열을 줄이고 막힌 기를 풀어주는
침·한약 치료
스트레스 원인의 제거가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화병 증상의 완화와 스트레스에 대한 대항력을 키우는 치료법을 시행한다. 증상 완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한의학 치료는 화를 줄이고 막힌 기를 풀어주는 것이다. 기(氣)가 위·아래로 소통되는 가장 큰 통로는 인체의 정 중앙으로 지나가는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이라는 경락이다. 생각이나 감정에 체하는 화병은 전중(膻中)이라고 하는 가슴 한가운데 있는 혈자리 주위에 부드럽게 뭉친 덩어리나 통증이 생겨서 이 혈자리를 위주로 침을 놓는다. 스트레스로 인해 열이 발생하는 증상이 있으면 시호라는 약제를 사용하여 열을 흩어주게 된다. 열이 흩어지면 열로 인한 증상이 완화되면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된다. 열이 흩어지고 나면, 기가 막혀있는 것을 흩어주는 치료를 위해, 기운을 소통시키는 효능이 있는 진피, 청피 등의 약제를 사용하게 된다. 침과 한약 이외에도 가슴에 쌓여있는 기운을 풀기 위해 육자결이라는 기공을 시행하고, 상담 치료를 통해 정신적인 안정을 도모하여 치료한다. 치료의 효과를 높이면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운동을 권장한다. 운동을 통해 체력이 길러지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도 커지기 때문에, 같은 환경에서도 화병이 재발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증상이 나아지기 시작하면, 주 5회 정도 한 번에 30분 정도의 걷기와 스트레칭을 권하고, 여유가 된다면 근력 운동도 하길 권한다.
화병에 도움이 되는 육자결
1. 기본동작
우선 편안한 마음으로 양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팔을 늘어뜨려 똑바로 선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손바닥을 위로 향한 자세로 바깥쪽으로 크게 머리 위까지 원을 그린다. 숨을 입으로 내쉬면서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자세로, 머리 위에서 아랫배까지 몸의 가운데를 따라 내린다. 이 동작을 3회 반복하면 기가 안정된다.
2. 심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 ‘커어’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손바닥을 위로 향한 자세로 몸의 가운데를 따라 아랫배에서 심장 위치까지 올린다. 숨을 입으로 내쉬면서 손바닥을 위로 향한 자세로, 머리 위로 올리면서 ‘커어’하고 소리를 낸다. 머리 위에서 몸 바깥쪽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아랫배까지 내린다. 이 동작을 5회 반복한다.
3. 폐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 ‘쓰이’
코로 숨을 들이 마시면서, 손바닥을 위로 향한 자세로 몸의 가운데를 따라 아랫배에서 심장 위치까지 올린다. 숨을 입으로 내쉬면서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향한 자세로, 양쪽 바깥쪽으로 밀어내듯 뻗으며 ‘쓰이’하고 소리를 낸다. 뻗은 손을 몸 바깥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아랫배까지 내린다. 이 동작을 5회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