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아픔에서 시작된 순환신경내과의 길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순환신경계 질환, 특히 중풍(뇌졸중)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헌신해왔다. 중풍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자 한 명 한 명의 상태를 세심하게 분석하여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 특히, 연구를 통해 중풍 예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진료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중풍이 발병한 이후에는 치료가 힘들어요. 그래서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선행 질환을 미리 관리하는 것이 중풍 예방의 핵심입니다.”

고 교수는 진료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 그는 진단을 내리는 순간, 그 자체가 환자와의 신뢰를 쌓는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고 믿는다.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환자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효과적인 치료 결과가 나온다고 확신한다.

고창남 교수가 한방내과를 선택한 계기는 집안의 가족력에서 비롯됐다. 아버님이 울혈성 심부전으로 고통 받던 어릴 적 경험이 그를 한방 순환신경내과로 이끌었다. 아버님이 숨을 쉴 때마다 힘들어하시고,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회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때부터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지금의 진료 철학을 세우게 됐다고.

한양방 협진의 중요성과 한의학의 현대적 접근

고창남 교수는 양한방 협진이 환자에게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제공한다고 믿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협진 연구를 진행해왔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의 협진 연구들은 중풍, 이비인후과, 암 등 여러 질환 치료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고 교수는 “한양방 협진을 통해 서로 다른 접근법에서 최적의 치료를 제공합니다. 이 두 가지 접근법이 결합될 때,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한의학에서도 현대 의학의 연구 방법을 도입해 근거 중심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고 교수는 “한의학도 현대 의학의 검증 과정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해야 합니다. 이는 환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노력은 한의학의 세계화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 다양한 국가와 교류하며 한의사, 한약사, 한방 간호사로 구성된 정교한 한방 진료 체계를 전수했다. 또한 미국 메사추세츠 의약학대학교(MCPHS)와 협약을 맺어 매년 학생들이 강동경희대한방병원에서 임상 실습을 진행하며 한의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 고 교수는 “한의학을 직접 경험한 학생들이 동양의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며, 글로벌 의료 환경에서 한의학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의학의 과학적 검증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료 체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후배에게 전하는 진료의 진심

고창남 교수는 환자와의 소통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환자들의 불안과 걱정을 이해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억에 남는 환자 중 한 명은 중풍 후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따뜻한 소통과 치료를 통해 삶의 의지를 다진 사람이다. 치료 초반, 그 환자는 회복에 대한 의문을 가졌지만, 조금씩 회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결국 포기했던 거문고 산조를 다시 켜며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고 교수는 이 경험이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회상한다. 또한, 고 교수는 의사로서 후배들에게도 ‘진심’을 전하고 있다. “후배들이 환자와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진료가 단순히 의학적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