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서 피부암 발생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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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서
피부암 발생이 늘고 있다?

1999~2019년 국내 피부암의 발생률과 생존율 연구

피부과 권순효 교수

Incidence and survival rates of primary cutaneous malignancies in Korea, 1999-2019: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THE JOURNAL OF DERMATOLOGY, 28 December, 2023

국내 피부암 발생과 생존율에 관한 첫 연구

일반적으로 피부암은 서양인에게서 흔하게 나타나고 동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에게는 발생이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풍부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늘고, 야외 활동 증가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국인에게서도 피부암 발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이를 뒷받침할 정확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피부과 권순효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지난 20년간 국내 피부암 발생자 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논문 는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를 이용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 발생한 피부암의 발생률과 생존율을 분석한 논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피부암 발생률·생존율 모두 증가 양상

1999년부터 국내에서 발생한 모든 암 환자는 중앙암등록본부에 익명화된 자료로 등록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자료를 이용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피부암 환자 발생이 얼마나 있었는지, 인구 대비 발생률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피부암으로 인한 생존율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국내 피부암 환자는 지난 20년 동안 약 7배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1999년 1,255명, 2019년 8,778명). 피부암 중에서도 기저세포암이 가장 많았고, 편평세포암, 보웬병, 악성흑색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기저세포암은 20년 동안 발생률이 3.4배 증가했으며, 편평세포암은 2배, 악성흑색종은 1.8배 증가했습니다.

피부암 환자의 생존율은 편평세포암의 경우 1996~2000년 77.3%에서 2015~2019년 89.3%로, 악성흑색종의 경우 1996~2000년 47.8%에서 2015~2019년 63.9%로,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1999-2019년 피부암 종류별 발생자 수

피부암 조기 발견이 늘어난 결과

이번 연구는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이용해 국내 피부암의 발생과 생존율을 연구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막연하게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던 국내의 피부암 환자를 객관적인 통계자료로 확인한 첫 연구입니다.

권순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일면 국내의 피부암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대한피부과학회, 대한피부암학회 등의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 활동을 통해 피부암을 조기에 발견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피부암의 생존율 또한 꾸준히 증가했던 것이죠.”

이번 연구의 결과는 향후 피부암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국내 진료 지침을 정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입니다. 현재 권순효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처럼 발생률이 늘어난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한 약물에도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권순효 교수가 전하는 말

“피부암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흔한 피부암인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의 일차 치료는 수술입니다. 일찍 발견할수록 수술 범위도 작아지고, 기능적·미용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피부암은 주로 고령 환자의 얼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부모님의 얼굴에서 이상한 점이나 낫지 않는 상처가 보이면 일찍 피부과를 방문해 주세요.

피부과 권순효 교수

전문진료분야

피부종양, 피부미용 및 레이저, 백반증 및 색소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