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뇌를 만드는 힘, 명상

의사의 서재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뇌를 만드는 힘, 명상

대니얼 골먼·리처드 데이비드슨《명상하는 뇌》

Writer.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의(醫)를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세 가지 덕목이 있다. 덕목은 3H로 Head(머리로 공부하는 의학(醫學)), Hands(손으로 익히는 의술(醫術)), 그리고 Heart(마음으로 완성하는 의도(醫道))이다.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기술을 익혀야 하며, 의료인으로서의 마음과 태도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을 의업으로 삼고 있는 한의사는 한의학에 관한 공부와 함께, 환자를 치료하는 기술을 익히되, 그 가운데 환자에게 대한 마음과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인격이 함께 따라야 한다.

한의학의 여러 분야 가운데 특히 명상이나 기공이 여기에 해당한다. 명상과 기공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환자가 잘 따라서 배울 수 있도록 상담과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거기에 이를 소화하고 완성할 수 있는 태도와 역량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요약하자면 스스로 명상과 기공의 마스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 스스로는 환자에게 교육하고, 또 이를 통해 치료에 이르고 있지만, 정작 늘 부족함으로 느낀다. ‘마스터(master)’라기 보다는 그저 ‘교사(teacher)’ 같은 느낌이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자문과 자책이 되어서 축서사의 무어 큰스님에서 화두를 요청한 적이 있었다. 환자에게 명상을 지도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연구하고 있는 내가 명상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수행자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답을 얻고자 했다. 바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하는 것으로 의학과 의술을 익히는 것 이외에 의도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 문제였다. 명상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의료인으로서 명상의 연구와 임상 적용뿐 아니라 스스로 명상 역량을 키우기 위한 수행이 함께해야 한다는 마음속 부끄러움에 대한 고민의 상담이기도 했다. 의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와 같은 질문은 숙명적이다. 누군가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에 부닥치면 때로는 자연을 찾아 하루 종일 걷기도 하고, 산사에서 밤을 새워 수행하기도 하지만, 책을 한 권 들고 삼매에 빠져보기도 한다. 마침, 명상 책 가운데 문제를 풀어내고 지혜를 얻을 수 있는 한 권을 만날 수 있었다.

《EQ 감성지능》의 창시자 대니얼 골먼과 명상 신경과학 분야의 선구자인 리처드 데이비드슨의 책 《명상하는 뇌》다. 원제목은 변성된 특성 (Altered Traits) Science Reveals How Meditation Changes Your Mind, Brain, and Body로 명상하면 바뀌는 마음과 뇌, 그리고 신체에 관한 이야기이다.

명상하면 무엇이 변화하는가? 그것이 얼마나 지속되는가? 그리고 이것이 그 사람을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리뷰이자 저자들의 실천서이다. 명상이라는 분야는 연구와 수행이 분리되지 않는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자의 입장이 있으면서, 동시에 경험적이고 주관적인 수행자의 입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그러하다. 그러다 보니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주제에 접근하는 연구자이자 수행자인 저자들의 진지하고 절실한 접근 방식을 배우고 싶다.

책에는 명상하는 연구자와 수행자의 입장에서 던지고 싶은 질문과 이에 대한 답이 있었다.

“명상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명상은 건강을 위한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목적은 깨달음, 해탈이다.

“목적에 부합하여 어떤 명상을 해야 하는가?”

명상은 건강을 위한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목적은 깨달음, 해탈이다.

“얼마나 해야 하는가?”

단기간의 명상 훈련에서 수행자까지의 스펙트럼이 있다.

“일상에서 어떻게 명상해야 하는가?”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하는 것, 그리고 작정하고 집중적으로 명상하는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

“명상을 통해 무엇이 변하는가?”

명상 초보자로부터 수행자까지 각각의 변화가 있다.

“그 변화를 통해 변성된 특성이 생기는가?”

그렇다. 변화된 자신이 만들어진다.

책의 내용을 나의 입장에서 정리하자면, 명상은 깨달음을 향한 여정이고, 그 가운데 의업을 하는 사람들은 환자에게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을 교육할 수 있다. 명상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 질병을 치유하는 명상이 있기에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정작 명상을 환자에게 지도하기에 앞서서 개인이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는 스스로 점검하고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일상에서는 짧은 시간이라도 활용해야 하고 시간을 내어 작정하고 명상 수행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수행 이후에 자기 몸과 마음뿐 아니라 뇌조차도 변화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을 일독하면서 결국 첫 질문으로 돌아간다. “의업을 하면서 무엇을 위해, 어떤 목적으로 가지고 명상을 하는가?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명상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수행하면 나타나는 결과는 변성된 특성이다. 이른바 건강한 신체와 함께 건강한 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명상을 환자에게 응용하여 그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그에 앞서 명상 수행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명상 연구자들이 연구자이자 수행자인 것처럼, 명상 치료자들 역시 치료자이자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이 책에서 주는 지혜는 단지 의사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모든 이들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스스로를 점검하고 평가할 때. 지식(head, 학)을 가지고, 또 기술(hands, 술)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그 가운데 마음(heart, 도)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마치 명상을 배우고, 익히면서 마음을 온전하게 가지고 가는 것처럼 말이다.

김종우 교수 《걷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종우 교수의 신간 《걷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걷기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삶의 의미와 재미를 되찾는 강력한 도구임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걷기로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최근 유행하는 ‘어싱(Earthing)’효과를 극대화하는 걷기 방법도 소개한다.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전문진료분야

화병(가슴 답답함), 불안장애(가슴 두근거림, 숨 막히는 느낌, 초조), 우울증(의욕·식욕 저하), 불면증, 치매, 건망증, 두통, 스트레스성 장애, PTSD, 교통사고후유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