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걸릴 수 있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고 신체 곳곳에 영향력을 끼친다.
하지만 체내 면역기능이 오작동을 일으켜 갑상선을 공격하면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유현진 교수와 함께 우리 몸의 중요한 컨트롤타워인 갑상선에
생길 수 있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고 신체 곳곳에 영향력을 끼친다. 하지만 체내 면역기능이 오작동을 일으켜 갑상선을 공격하면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유현진 교수와 함께 우리 몸의 중요한 컨트롤타워인 갑상선에 생길 수 있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Writer. 김정주 Photo. 김정호
대표적인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하시모토 갑상선염 & 그레이브스병
목 앞부분, 후두부 밑에 나비 모양의 구조물처럼 생긴 갑상선은 크기는 작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호르몬은 기초대사량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역할은 물론, 식욕, 장운동, 포도당과 지방의 분해, 심장박동 등 거의 모든 신체 조직과 장기에 작용한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내 몸을 지켜야 할 면역기능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을 공격하면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내분비대사내과에서 갑상선질환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는 유현진 교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그레이브스병’을 꼽았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갑상선이 파괴되고 여포세포가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질병입니다. 여러 가지 유전적, 환경적인 요인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갑상선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면서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 조직에 대한 항체가 생겨 자기 조직인 갑상선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이때 생성된 항체가 지속적으로 갑상선을 자극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갑상선질환은 여성의 질환으로 생각할 만큼 여성 환자 비율이 높은데,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역시 남성에 비해 여성이 2~5배 정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유현진 교수는 갑상선을 여성만이 주의해야 할 기관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을 진단받은 남성 환자 중 종종 ‘갑상선질환은 여성이 걸리는 병 아닙니까?’라고 질문하시는데요. 여성에게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이 호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레이브스병이 있는 환자 중 갑상선중독성 주기성 마비는 대부분 남성에게서 발생합니다.”
“갑상선호르몬제의 경우 음식물이 위에 있으면 흡수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공복으로 복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고, 만약 아침 복용을 깜빡했을 때는 저녁 식사가 충분히 소화된 후 취침 전에 복용하도록 합니다.”
몸에서 보내는 위험 신호를 놓치지 말자
그렇다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아챌 수 있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 인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진행된 경우, 갑상선호르몬 부족으로 온몸의 대사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소화불량, 변비, 피곤한 증상이 지속될 수 있고 기억력이 감퇴하기도 한다. 또한 얼굴과 손발이 붓거나 목소리가 쉬기도 하며, 땀이 잘 나지 않고 유독 추위를 타기도 한다. 이외에도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유현진 교수는 “대체로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 많은 데다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뚜렷한 이상 신호를 느끼지 못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그레이브스병으로 인해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지면 대사가 항진되면서 신체 에너지를 계속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식욕이 증가하지만 체중은 감소하고, 장운동이 활발해져 설사를 하거나 체온 증가하며, 땀이 많이 나거나 탈모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맥박이 빨라 두근거리는 증상을 느끼거나 신경이 예민해지고 손발이 떨리는 경우도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이 불규칙해질 수 있으며 남성의 경우에는 성기능 저하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일부 환자들에게서 갑상선 안병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안구 불편감이나 안구가 돌출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그레이브스병의 증상은 정반대라 볼 수 있을 만큼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예외적으로 공통 증상으로는 미만성 갑상선종이 있다. 이는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커지면서 갑상선이 위치한 앞 목 부분이 튀어나오는 현상으로, 우연히 발견되어 내분비대사내과 진료를 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조절 가능한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유현진 교수는 대부분의 경우 간단한 혈액검사로 갑상선 기능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혈액 내 갑상선호르몬과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농도를 측정하면 갑상선의 호르몬 분비 기능이 정상인지 대체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치 이상이 확인되면, 그 원인이 하시모토 갑상선염인지, 그레이브스병인지, 혹은 그 외 다른 질환들인지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추가로 진행합니다. 이외에도 추가적인 검사로는 갑상선 초음파를 통해 갑상선의 상태와 혈류를 보거나, 갑상선 스캔으로 방사성동위원소 섭취의 패턴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간단한 검사만큼이나 치료 방법 또한 복잡하지 않다. 유현진 교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은 대부분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 인해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진행될 경우 갑상선호르몬제를 보충하는 치료를 합니다. 그레이브스병의 경우에도 가장 많이 이뤄지는 치료는 약물치료입니다. 드물게 항갑상선제로 기능이 조절되지 않거나 약제 부작용이 있는 경우, 또는 재발이 반복되거나 갑상선종으로 인한 증상이 있는 경우엔 방사선요오드치료나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경우에는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그만큼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의 치료에서 약물 치료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라는 유현진 교수. 환자들에게도 제때 제대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임을 강조 또 강조한다. “갑상선호르몬제의 경우 음식물이 위에 있으면 흡수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공복으로 복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고, 만약 아침 복용을 깜빡했을 때는 저녁 식사가 충분히 소화된 후 취침 전에 복용하도록 합니다.”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므로, 일상 생활에서는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감염 등의 악화인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 경미한 갑상선기능저하가 발생했을 경우엔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제한해 볼 수도 있다. 유현진 교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은 진단과 치료법이 잘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의심 소견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하라”는 말을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그레이브스병의 증상
하시모토 갑상선염
그레이브스병
미만성 갑상선종(목 앞부분이 튀어나오는 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