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찾아온 뜻밖의 통증
통풍
테마특집②
여름날 찾아온 뜻밖의 통증
통풍
관절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
전문진료분야
통풍, 류마티스관절염, 루프스, 강직성척추염, 퇴행성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섬유근통증후군
아플 통(痛), 바람 풍(風). 말 그대로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이다.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이 질병은 ‘왕의 질병’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는 왕이나 귀족처럼 잘 먹고 부유한 계층에서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의 통풍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먹는 것이 풍요해진 만큼 통풍에 걸릴 위험도 증가한 것.
통풍 치료의 베테랑인 송란 교수에게 통풍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플 통(痛), 바람 풍(風). 말 그대로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이다.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이 질병은 ‘왕의 질병’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는 왕이나 귀족처럼 잘 먹고 부유한 계층에서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의 통풍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먹는 것이 풍요해진 만큼 통풍에 걸릴 위험도 증가한 것. 통풍 치료의 베테랑인 송란 교수에게 통풍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Writer. 김정주 Photo. 김정호
통풍에 대한 A to Z
관절 질환 환자들과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모이는 관절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는 다양한 질환의 환자를 만나고 있지만 최근 현대인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가장 먼저 ‘통풍’을 꼽는다. 송란 교수를 찾는 환자 중 가장 많은 수가 통풍 환자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통풍의 유병률이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통풍 유병률은 2018년 43만 명대에서 2022년에는 50만 명대로 약 18% 이상이 증가했다.
이렇게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질병이지만 아직도 통풍이 어떤 병인지에 대한 인식은 떨어진다.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하는 법. 통풍이 생기는 원리를 알아야 예방할 방법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먼저 송란 교수에게 통풍이 정확히 어떤 병인지 물었다.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을 통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요산은 우리가 생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물질인데요. 이 요산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요산 덩어리들이 합쳐져 결정의 형태로 체내에 떠다니게 됩니다. 이때 우리 몸의 조직 한 군데에 뭉쳐져 결절의 형태로 발전하면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죠. 소변이 나가는 길에 염증이 생기면 요로결석,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관절염이 됩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플 정도의 통증을 동반한다는 이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통풍에 걸리면 극심한 통증으로 괴롭다는 정도만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통풍에도 단계가 있어 상황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통풍 관절염은 시기와 증상에 따라 ‘급성기’, ‘간헐기’, ‘만성기’로 나뉩니다. ‘급성기’에는 하루 이틀 만에 관절에 엄청난 통증과 함께 관절이 붓고 붉어지고 뜨끈뜨끈해지는 증상이 동반됩니다. 이런 증상은 초기엔 수일 사이에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사라지는 예도 있습니다. 하지만 급성 관절염이 한 번 발생하고 난 뒤에는 이러한 증상이 계속해서 반복되게 됩니다. 처음에는 몇 년에 한 번 나타나던 증상이 이후엔 점점 간격이 짧아지면서 몇 개월에 한 번, 몇 주에 한 번 발생하는 것이죠. 이러한 단계를 ‘간헐기’라고 합니다. 이후에는 관절 주위에 장시간 쌓인 요산 결정이 통풍 결절로 형성되는 ‘만성기’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만성기에 이르면 관절 주위에 통풍 결절이 툭 튀어나온 모양으로 형성되는데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신발을 신는 것조차 불편해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뼈를 녹여 관절 변형을 일으키는 만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신장 기능의 감소, 뇌혈관,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 또한 증가시킬 만큼 무시무시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통풍, 젊은 현대인들을 위협한다!
최근 통풍의 심각성이 더욱 대두되는 이유는 환자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란 교수는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의 통계로는 40대 이상 남성, 50대 이상 여성에게 통풍 발생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요즘은 40대 미만의 젊은 통풍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 진료실을 찾아오시는 환자분들도 20~30대 환자분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풍 환자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원인은 뭘까? 그 이유는 바로 ‘현대인의 식습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열량의 음식이나 과당이 많이 첨가된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주스 등의 섭취, 음주 모두 요산을 증가시키는 원인입니다. 결국 젊은 연령층에서 꾸준히 과체중, 비만 인구가 증가하는 비율과 통풍 환자 증가 비율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통풍 관리에 힘써야 하겠지만 특히나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는 통풍 환자의 발병률도 높아진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마시는 음료수나 맥주와 같은 알코올 섭취가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여름밤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분들연령대도 많으신데요. 사실 치킨과 맥주는 요산을 발생시키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으로 통풍 발작을 일으키기 아주 좋은 조합입니다. 또 폭염으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체내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게 되는데요. 이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주지 않으면 탈수가 생기거나 몸이 건조해지는데, 이것 역시 체내 요산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겨울에도 통풍 환자가 증가하기도 하는데요. 체온이 감소하면 몸속 요산이 더 잘 뭉쳐지는 환경이 조성되므로 통풍 발생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특별히 송란 교수는 젊은 통풍 환자일수록 빠른 치료와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나이에 통풍이 발병하면 유병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증가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워낙 일상생활이 바빠서 자신의 병을 방치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아플 때만 증상을 가라앉히는 약을 먹고 버티다 보면 결국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찾아오기도 하고, 어느새 만성 통풍으로 진행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통풍으로 진단받았다면 증상 조절만이 아닌 근본적인 치료를 빠르게 시행해 병의 악화를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여름밤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사실 치킨과 맥주는 요산을 발생시키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으로 통풍 발작을 일으키기 아주 좋은 조합입니다.”
통풍 치료, 이렇게 합니다!
통풍은 어마어마한 통증이 동반되는 질병이지만 빠르게 치료한다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통풍은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하는데, 요산이 덜 만들어지도록, 혹은 요산이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만드는 약을 통해 체내 요산 수치를 조절한다. “요산은 우리 몸 안에서 매일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약 또한 매일 드셔야 합니다. 대부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평생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해야 하고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신장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요산 배출 능력이 떨어지면서 합병증 발생률도 높아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통풍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서 급성통풍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한 관절 내 주사 처방을 하거나 통풍 결절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도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기초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기 때문에 장기 레이스를 펼친다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약 복용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통풍은 식습관과 연관이 많은 질병이기 때문에 평소 일상생활 속 습관을 잘 가꾼다면 효과적으로 통풍을 예방할 수 있다. 송란 교수는 자주 물을 마시고, 금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기본적인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 살찌게 만드는 고열량 음식은 요산을 증가시킨다고 보면 됩니다. 즉, 열량을 낮추고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시면 통풍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맥주와 막걸리는 통풍에 안 좋지만 다른 술은 괜찮지 않냐?’고 물어보기도 하는데요. 모든 술은 통풍에 좋지 않습니다. 특히 많이 드시는 것은 더더욱 좋지 않겠죠. 레드와인의 경우 하루에 딱 한 잔까지 괜찮다고 되어있습니다만 음주는 통풍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주범이니 꼭 금주하는 습관을 들이길 바랍니다.”
통풍 환자 생활 수칙
1. 통풍은 만성질환으로 평생 관리해야 합니다
2. 요산저하제는 꾸준하게 복용해야 합니다.
3. 혈중 요산농도는 6mg/dL 이하로 조절해야 합니다.
4. 4대 성인병(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관리가 중요합니다.
5. 생활 습관(음주, 과식, 과당음료)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출처: 대한류마티스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