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어질, 삶의 질 떨어뜨리는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테마특집①

어질어질, 삶의 질 떨어뜨리는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

전문진료분야

난청, 중이염, 어지럼증, 보청기(인공와우), 소아이비인후과(귀, 편도), 안면신경마비, 편도질환(편도수술)

어지럼증은 매우 흔하게 나타나고, 재발도 잦아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불린다.
보통은 생겼다가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괜찮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방치했다가는 더 큰 질병의 사인을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귀 질환이다. 귀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관으로
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변재용 교수와 함께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귀 질환인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보자.

어지럼증은 매우 흔하게 나타나고, 재발도 잦아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불린다. 보통은 생겼다가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괜찮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방치했다가는 더 큰 질병의 사인을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귀 질환이다. 귀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관으로 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변재용 교수와 함께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귀 질환인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보자.

Writer. 김정주 Photo. 김정호

이석증? 메니에르병? 같은 듯 다른 두 질병

귀는 청각과 관련된 기관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몸의 평형 감각을 유지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귀는 총 세 가지 기관으로 세분되는데 소리를 고막까지 전달하는 ‘외이’, 고막의 진동을 달팽이관까지 전달하는 ‘중이’, 소리를 직접 느끼게 하는 달팽이관이 위치한 ‘내이’로 나뉜다. 특히 내이에는 평형 감각을 감지하는 전정기관과 반고리관이 있는데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이 유발되는 귀 질환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

다양한 귀 질환을 치료하는 변재용 교수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대부분이 이석증 혹은 메니에르병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중이염이나 외이도염과 같은 염증 질환 환자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난청, 이명, 어지럼증 환자의 비율이 굉장히 높아졌지요. 어지럼증 증상으로 내원하시는 환자 중에는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석증은 소아의 경우를 제외하고 성인 환자 중 가장 흔한 귀 질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비슷해 보이지만 두 병은 완전히 다르다. 먼저 이석증은 귓속 이석기관에 존재하는 칼슘으로 만들어진 이석이 충격, 허혈, 감염 등의 이유로 인해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머리를 움직이거나 체위를 변화시킬 때 반고리관의 이석도 움직이면서 신경을 자극해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부분 아주 짧은데 몸의 움직임을 멈추면 신경을 건드리던 이석도 가라앉아 신경 자극을 멈추게 되어 어지럼증도 없어지게 된다. 변재용 교수는 “이석증은 짧은 시간에 회전성 어지럼증을 느끼게 됩니다. 또 이석은 달팽이관 쪽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난청, 이명, 이충만감과 같은 청각학적 문제는 유발되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메니에르병은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여러 이유로 늘어나 압력이 높아지며 발생하는 병이다. 어지럼증과 더불어 난청, 이명과 같은 청각학적 문제도 동반한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뿐만 아니라 저음이 잘 들리지 않는 난청을 경험하거나 이명이 커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석증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회전성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메니에르병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청각학적 증상과 함께 몇 분에서 길면 3~4시간까지 어지럼증을 경험하게 됩니다. 즉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기전에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왜 생기는 걸까?

아쉽게도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모두 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불분명하다. 이석증의 경우에는 중년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이를 통해 원인을 유추하기도 한다. “이석증은 고령의 여성 환자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이석이 칼슘 덩어리다 보니 비타민D의 부족이나 골다공증과 같은 질병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이석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 또한 중년 이후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환절기에 이석증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원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신경의 말단에 염증을 일으키면 신경 위에 붙어 있는 이석이 붙어 있지 못하고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이석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파악합니다.”

메니에르병 또한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지만 이석증과는 다르게 자가면역 질환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아무래도 현대사회에서는 스트레스에 취약해져서 자가면역 질환 관리도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 고령화 사회로 인한 이유로 자연스레 면역 능력이 떨어지면서 메니에르병의 유병률도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시기적으로도 무더운 여름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이에 따라 면역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니에르병의 경우는 여름철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메니에르병은 내임파액이 늘어나면서 압력이 증가하게 되는데 더운 날씨에는 내임파액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메니에르병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에도 메니에르병의 발생 원인에 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온도, 기온, 습도 등 기상 조건에 따라 메니에르병의 치료 및 예방 지침을 세분화하여 잘 세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메니에르병 예방을 위해 피해야 할 4가지 ‘CATS’
– 카페인(Caffeine)
– 술(Alcohol)
– 담배(Tobacco)
– 소금과 스트레스(Salt & Stress)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의 차이점

 이석증메니에르병
발생 원인• 이석이 떨어져 전정신경 자극• 임파액의 증가로 귓속 압력 상승
대표 증상• 오심 구토를 동반한 어지럼증
• 특정 자세에서 어지럼증 발생
- 고개를 돌리거나 숙일 때
- 누웠다 일어날 때
• 오심 구토를 동반한 어지럼증
• 청력 저하 이명 등 청각 이상
• 자세와 상관없이 발생
지속 시간• 수분 이내로 짧게 발생• 20~30분 이상 지속

상황에 맞는 맞춤형 치료로 회복하는 귀 건강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완전히 다른 기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법 또한 다르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이석을 원위치로 돌리는 치환술을 시행한다. “어지럼증이 심할 경우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전정억제제를 처방할 수 있지만 약물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석증의 가장 대표적인 치료는 치환술인데요. 세반고리관을 흥분시켜 눈동자로 신호를 읽는 안진 검사 등으로 이석이 어느 위치에 떨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치환술을 실시할 경우 95%는 상태가 호전될 수 있지만 아주 드물게는 세반고리관 폐쇄술 등을 통해 이석이 신경에 닿지 않도록 만드는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메니에르병의 치료 목표는 내임파액의 볼륨을 줄여주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약물 중 하나가 바로 이뇨제다. 이뇨제로 내임파액을 조절하면서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증상은 금세 호전될 수 있다.

변재용 교수는 “환자의 상황마다 필요한 검사와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외래 시에는 ‘어떻게 어지러운지’, ‘얼마나 어지러운지’, ‘어지럼증이 생길 때 어떤 증상이 유발되는지’와 같이 상세한 질문을 통해 환자의 답변을 듣고 의심 질환을 조금씩 좁혀 나가야 합니다”라며 자신의 노하우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변재용 교수는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야말로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의 예방에 중요한 ‘핵심’임을 강조했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재발률이 높습니다. 한 번 병을 앓았다면 일상 속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석증 환자분들은 어지럼증이 언제 생길지 몰라 야외활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체내에 흡수시키면 재발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뼈에 좋은 음식들도 잘 드시면 좋겠지요. 메니에르병 환자에게는 ‘CATS’를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는데요, 카페인(Caffeine), 술(Alcohol), 담배(Tobacco), 소금과 스트레스(Salt & Stress)를 멀리해야 메니에르병의 위험성에서도 멀어질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굉장히 다양할 수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증상을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변재용 교수는 “특히 노인 분들은 어지럼증을 노화 증상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꼭 전문의를 찾으셔서 근본적인 치료를 받으시길 권고합니다”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