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없으면 발견이 어려운 소아 귀 질환

라이징닥터 ②

통증이 없으면 발견이
어려운 소아 귀 질환

이비인후과 홍석민 교수

이비인후과 홍석민 교수는 올해 3월부터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함께하고 있다.
2008년부터 쭉 타 병원에서 근무하다 약 16년 만에 모교 병원으로 돌아온 것.
그동안 소아 중이염에 관한 원인 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해 온 그에게 주로
소아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귀 질환인 급성 화농성 중이염과 선천성 진주종 등에 관해 물었다.

이비인후과 홍석민 교수는 올해 3월부터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함께하고 있다. 2008년부터 쭉 타 병원에서 근무하다 약 16년 만에 모교 병원으로 돌아온 것. 그동안 소아 중이염에 관한 원인 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해 온 그에게 주로 소아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귀 질환인 급성 화농성 중이염과 선천성 진주종 등에 관해 물었다.

Writer. 전하영 Photo. 김정호

Q 교수님의 주요 진료 및 연구 분야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이비인후과의 여러 분야 중 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귀에서 내이 부분은 크게 청각기관과 전정기관으로 나뉘는데요, 그중 전정기관은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하는데, 저는 이 어지럼증에 관한 기초 및 임상연구를 시행 중입니다. 또한, 중이염 중 특히 소아 중이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과 소아 중이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Q 중이염은 어떤 특징과 원인을 가진 질환인가요?

A 중이염은 굉장히 흔한 질환이고, 쉽게 잘 낫기도 하지만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난청이나 어지럼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중이염의 가장 큰 원인 두 가지는 이관의 해부학적 구조와 감기입니다. 이관은 코와 귀를 연결하는 공기 통로인데, 선천적으로 이관 기능이 좋지 않으면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분비물 배출이 어려워 중이염으로 가기 쉽습니다. 감기는 상기도 감염이라고도 하는데 이 역시 중이염의 주요 원인이죠. 그 외에도 환자의 유전적 요소나 면역력, 주변 환경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Q 중이염의 대표적인 증상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중이염은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 중이염과 만성 중이염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급성 화농성 중이염입니다. 성인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소아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에요. 귀통증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약을 먹고 염증을 가라앉히면 잘 치료가 됩니다. 그런데 염증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고막 안에 물이 차는 경우가 있어요. 그걸 삼출성 중이염이라고 합니다. 삼출성 중이염은 통증이나 발열 증상은 없지만 귀가 잘 안 들리게 됩니다. 소아들의 경우 이를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가 갑자기 혹은 감기 후 평소보다 TV를 크게 틀거나 불러도 잘 대답하지 않는다면 삼출성 중이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 급성 화농성 중이염이 심한 경우 고막을 뚫고 고름이 바깥으로 배출되면서 고막에 구멍이 남게 되는데, 이게 잘 치료되지 않으면 청력이 떨어지고 염증이 반복되게 됩니다. 그런 경우를 만성 중이염이라고 얘기합니다.

Q 삼출성 중이염처럼 통증이 없어 아이들이 금방 알아채기 힘들지만 반드시 제때 치료가 필요한 귀 질환으로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A 주로 소아에게서 나타나는 선천성 진주종이라는 질환이 있습니다. 외부로 자연 배출돼야 하는 상피조직이 좁은 귀 안에서 점점 쌓이면서 종양처럼 덩어리를 형성하는 병인데요.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치료가 늦어지면 난청과 어지럼증, 안면마비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선천성 진주종은 통증이나 진물 등의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난청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난청 증상을 스스로 자각하고 표현하기 힘든 아주 어린 환자들은 진주종이 상당히 많이 진행된 후에야 발견하게 되는 예도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선천성 진주종을 어떻게 조기 발견할 수 있을까요?

A 최근에는 개인병원에서도 내시경 검사를 많이 해서 증상이 없을 때 진주종을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보통 감기나 중이염으로 병원에 가서 내시경으로 귀속을 관찰하다 진주종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Q 후천적으로 진주종이 생기는 경우도 있나요? 그 원인은 무엇인가요?

A 후천성 진주종은 주로 성인에서 발견됩니다. 귀에 진물이 나거나 잘 안 들려서 오시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후천성 진주종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타고난 이관의 기능 때문인데요. 이관의 기능은 우리 몸 상태에 따라 조금씩 변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이관 기능도 떨어질 수 있고, 상기도 쪽에 염증 반응이 있으면 점막이 부으면서 이관 기능이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 상태가 만성적으로 오래되면 고막 안쪽에 일정한 공기가 유지되지 못해 고막이 점점 속으로 말려들어 가게 되고, 그러면서 진주종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앞으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16년 만에 모교 병원으로 돌아온 만큼, 강동경희대병원과 경희대학교 전체 의료원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병원 교수로서 환자분들 열심히 보고, 학생들 교육 잘하고, 연구 열심히 하는 것. 세 가지 부분에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자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이비인후과 홍석민 교수

전문진료분야

만성중이염, 유소아 중이염, 난청, 어지럼증, 인공와우, 보청기, 소아편도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