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조지아!
조지아 해외봉사활동 수기

꿈만 같았던 7박 10일의 조지아 해외봉사활동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한 팀원들과 힘들기도 즐겁기도 했던 시간. 의료봉사 내내 현장에서 통역을 도와준 친구들과의 헤어짐,
코카서스 산맥을 따라 뻗어있는 대자연의 경이로움, 아주 짧게 맛보긴 했지만 수도 트빌리시의 역사와 혼이 깃든 유적지들.
혼자서는 쉽게 올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기에 오기 전부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기를 기대했고,
현지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을 주고 봉사를 하고 오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글. 윤아영 간호사(네오플러스봉사단, 상급병원추진단)

꿈만 같았던 7박 10일의 조지아 해외봉사활동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한 팀원들과 힘들기도 즐겁기도 했던 시간. 의료봉사 내내 현장에서 통역을 도와준 친구들과의 헤어짐,
코카서스 산맥을 따라 뻗어있는 대자연의 경이로움, 아주 짧게 맛보긴 했지만 수도 트빌리시의 역사와 혼이 깃든 유적지들.
혼자서는 쉽게 올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기에 오기 전부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기를 기대했고,
현지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을 주고 봉사를 하고 오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글. 윤아영 간호사(네오플러스봉사단, 상급병원추진단)

도착 첫날

첫날 오후 실제 의료봉사를 할 공간인 보건진료소로 가보았다. 도착 전에 완공이 돼야 했을 보건진료소는 마무리가 덜 되어 우선 현장을 확인해야 했다. 진료소로 이동하는 30분간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네 시골 마을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에 비가 많이 와서 한바탕 산사태며 물난리가 났었다는 데 그 탓인지 물살이 센 계곡과 그 주변으로 너무나도 위험해 보이는 환경, 여기저기 수리가 필요해 보이는 전통가옥, 방목되어 길러지고 있는 소, 말, 개들과 배설물. 그런 풍경들을 보며 도착한 진료소의 모습은 당장 봉사활동이 가능한 모습이 아니었다. 내일부터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데 누가 봐도 전혀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게 마법처럼 다 완성이 된다고? 정말?

진료소 완공을 위해 의기투합

의료봉사 대신 노력봉사! 예상대로 진료소는 다 완성되어 있지 않았다. 이게 완공되어야 의료봉사도 할 수 있고 마지막에 준공식까지 진행하고 전체 봉사가 종료되는 것이기에 오늘은 모두가 이곳에 투입되었다. 앞마당에 쌓여있는 각종 자재들과 쓰레기 치우기부터 시작하여 페인트칠, 담장 쌓기, 유리창 닦기, 청소까지… 현지인들이 내부공사 마무리를 할 동안 각종 노력봉사를 통해 공사현장을 제법 진료소의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의료팀은 수도인 트빌리시에서 의료봉사를 위해 온 현지 의사들과 만나서 간단한 회의도 했다. 아직 2층은 물도 전기도 안 들어온다는데… 그래도 우리가 2층에서 진료를 보기로 하고 간단한 집기류를 세팅해두고 돌아왔다. 하아~ 내일부터는 정말로 현지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진료 시작!

10시부터 진료 시작이라 더 일찍 나와 미리 세팅하고 준비를 했다. 창밖으로 10시도 되기 전부터 하나둘씩 주민들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통역을 도와주는 학생을 통해 간단한 조지아어를 배워 인사하니 그들도 더 반가워했고 더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주사가 아플 텐데도 아픈 내색도 없이 연신 고맙다고만 하는 주민들을 보며 이렇게 진료 볼 기회가 적은 그들에게 도움을 줄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한 명 한 명을 만나다 보니 하루가 너무 금방 지나갔다.

반가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했던 시간

어제의 경험으로 오늘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진료소에 갔다. 계속 손을 바들바들 떠시다가 주사 맞는 순간만큼은 가만히 계시던 호호 할머니, 이 구역의 패셔니스타로 추정되는 쌍둥이 딸의 젊은 엄마, 부시장의 아들이라는데 크론병이 의심되는 소년, 레슬링 선수라는 잘생긴 청년까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거운 한편, 의료혜택을 받기가 힘들어 이런 기회에만 진료를 받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한국이었다면 간단한 검사로 진단도 쉽고 해줄 수 있는 게 훨씬 많을 텐데 정밀검사도 못 해볼 뿐더러 고작 몇 가지 약만 처방할 수 없음에 의료팀 모두가 마음 아파했다.

감사패를 받으며 일정 마무리

함께 간 K-water 팀은 오후에 있을 준공식 행사준비로 바빴고 의료팀은 오전까지 진료를 보았다. 이틀하고 반나절 동안 약 200명의 주민과 소통했다. 디클로페낙(Diclofenac)주사를 맞고 간 주민들끼리 ‘아픈 몸을 벌떡 일으키는 기적적인 약’이라고 했다는 소리를 들으니 괜히 더 웃음이 났다. 오후는 지역 행사로 꽤 크게 준공식이 열렸다. 여러 매체에서 기자들도 나오고 여기저기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런데 그런 정신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의료팀을 불렀다. 총리가 직접 감사패를 주신 것이다.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봉사로 와서 이 정도 했다고 감사패까지 받으려니 송구스럽기도 했다. 주민들과 사진 몇 장을 남기고 작별 인사를 나누었고, 캠프에 돌아와서 봉사단원들과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봉사 일정을 잘 마무리한 것을 자축했다.

매일 밤 남겨놓은 일기들을 다시 읽어 내려가며 좁은 창문 너머 보이는 조지아의 마지막 밤을 느껴본다. 조지아에서의 의료봉사는 전례가 없었기에 준비단계에서부터 우왕좌왕하고 힘들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기아대책과 시작부터 헤어질 때까지 쉬지 않고 긍정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신 K-water 사회공헌봉사단 모두의 힘으로 이 7박 10일의 일정이 고되지 않고 즐겁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매 순간순간 웃는 모습으로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신 최천웅, 전정원 교수님과 수술실 박선미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오늘의 성장을 바탕으로 또 어디에선가 뜻깊은 봉사의 자리에 서 있을 간호사 윤아영의 모습을 그리며 잠을 청해 본다.